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성공한 '킬쇼', 망한 '재벌집'..각색, 어떻게 어디까지 해야 할까 [Oh!쎈 초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디즈니+, JTBC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장우영 기자] 각색. 서사시나 소설 따위의 문학 작품을 희곡이나 시나리오로 고쳐 쓰는 일을 의미한다. 요즘 매체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로, 인기 작품이 주요 원천이 된다. 그 이유는 당연하다. 기존의 인기도가 흥행 성공에 대한 기대치를 어느 정도 보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 각색을 어떻게,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원작 팬들은 물론 새로운 이들도 끌어 들일 수 있다. 반면 원작 팬들마저도 등을 돌리게 하기도 한다. 각색. 어디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킬러들의 쇼핑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은 각색의 제대로 된 예로 꼽힌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삼촌 진만(이동욱)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김혜준)의 생존기를 그렸다. 짧은 분량의 원작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반전을 극대화시키며 독자들을 사로잡았는데, ‘킬러들의 쇼핑몰’은 이를 8부작으로 늘리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전개 방식으로 호평 받고 있다.

시작부터 주인공 진만이 사망했다는 소식과 함께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지안이 습격을 피해 쇼핑몰을 방어하는 모습 등을 촘촘하게 담아냈다. 한정된 장소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서 자칫 지루할 수 있지만 과거 회상을 통해 진만과 지안이 서로 툴툴대면서도 쌓아올린 유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고, 선택의 기로에서 지안이 진만의 가르침을 토대로 나아가는 이유를 설명해줬다. 또한 배우들의 열연과 액션이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면서 보는 재미를 높였다.

OSEN

디즈니+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재벌집 막내아들

‘재벌집 막내아들’은 2022년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26.9%)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으로 꼽힌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연재된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재벌집 막내아들’을 각색한 작품으로 기대를 받았고, 시청률로 그 기대에 부응한 듯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각색에 실패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

재벌가의 뒷일을 처리하는 ‘개’ 윤현우(송중기)가 죽을 위기에서 인생 2회차로 회귀,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송중기)으로 살며 복수를 감행한다는 내용. 미래에 일어날 일과 뛰어난 두뇌 싸움으로 긴장감을 안겼던 원작과 달리, 드라마화되면서 캐릭터는 매력을 잃고, 스토리는 길을 해맸다. 특히 모든 긴장 구조와 막힌 서사는 ‘덤프트럭’ 사고로 밀어버리면서 앞으로 나아갔고, 마지막에는 “지금까지 모든 건 꿈”이라는 ‘파리의 연인’ 급 반전으로 시청자를 허탈하게 했다. 오죽하면 진양철을 연기한 이성민 때문에 끝까지 봤다면서 “모든 게 이성민 때문이다”라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왔을까.

OSEN

JTBC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각색을 할 때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원작의 감성을 살리면서도 그 시대의 분위기를 고려해야 한다. 원작 팬들은 드라마화, 영화화 된다는 소식에 가상 캐스팅을 해보고, 2D의 원작을 3D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찬다. 하지만 드라마, 영화 특성상 회차를 늘리면서 원작에는 없던 각색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원작 팬, 시청자들이 모든 각색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각색이라면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 요소로 받아들이며 서로 의견을 나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원작을 각색한 작품들에서는 관객, 시청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각색으로 원작의 매력도, 각색 된 작품의 매력도 잃는 게 허다하다.

이제는 순수 창작물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원작을 각색한 작품들이 많아졌다. 각색을 통해 원작을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건 좋지만, 먼저 원작에 충실해주길 바라는 시청자들의 마음이다. /elnino8919@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