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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이슈 영화계 소식

대작 독점 없는 설 극장가…골고루 골라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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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영화 ‘도그데이즈’. 씨제이이엔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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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설 연휴에는 극장에서 여느 때보다 다양한 영화들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스크린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대작 영화가 없어 중급 영화와 작은 영화들이 골고루 스크린을 나눠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멀티플렉스와 예술영화관에서 장기 상영하는 예술·독립영화들도 적지 않아 밀어뒀던 관람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에도 좋은 상차림이다.





강아지, 고양이, 요정과 함께





이번 설 연휴 주요 개봉작들은 인물 못지않게 동물들과 요정이 스크린의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 윤여정, 유해진, 김윤진, 김서형 등이 주연하는 ‘도그데이즈’(7일 개봉)가 대표적이다. 성공한 건축가(윤여정)가 유일하게 가족처럼 의지하는 반려견 ‘완다’, 여자친구가 아프리카로 떠나며 현 남친(이현우)과 전 남친(다니엘 헤니)이 맡게 된 대형견 ‘스팅’, 상극인 두 중년 남녀(김서형·유해진) 사이에서 큐피드 역할을 하는 치와와 ‘차장님’이 그 주인공이다. 귀여운 강아지를 매개로 네 커플이 연애와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 등으로 엮이는 ‘도그데이즈’는 아이와 함께 보기 좋은 훈훈한 가족영화다.



로알드 달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는 ‘웡카’도 가족 나들이용 작품. 티모테 샬라메가 연기하는 웡카가 역경을 딛고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로 성장하는 과정이 초콜릿처럼 달콤한 판타지로 펼쳐진다. 휴 그랜트가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난쟁이 요정 움파룸파는 웃음 포인트. 지난달 31일 먼저 개봉해 흥행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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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일’.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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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의 매슈 본 감독이 만든 ‘아가일’과 한국 영화 ‘데드맨’은 강렬한 장르물을 원하는 관객을 위한 영화다. ‘아가일’은 베스트셀러 소설가 앞에 자신이 쓴 스파이 소설이 현실로 펼쳐지면서 자신을 죽이려는 스파이들과 싸워나가는 이야기로 ‘킹스맨’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비(B)급 유머가 충만한 액션물이다. 슈퍼맨(‘맨 오브 스틸’) 헨리 캐빌이 소설 속 완벽한 스파이 ‘아가일’로 느끼하게 ‘멋짐’을 연기하는 모습이 반전 매력이며 소설가 엘리 콘웨이(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가 메고 다니는 가방 속 고양이 ‘알피’의 결정적인 액션 한방이 있다.



조진웅, 김희애가 주연한 ‘데드맨’은 편법·불법 사업에 이름을 빌려주는 ‘바지사장’의 위험한 세계와 어제의 동지를 오늘의 적으로 만드는 정치판의 생리를 결합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사업에 실패해 장기라도 팔 처지에 놓인 이만재(조진웅)는 장기 대신 이름을 빌려주는 바지사장으로 지내다가 1천억원을 횡령하고 죽은 사람이 돼 중국 사설 감옥에서 노역하는 처지에 몰린다. 노련한 정치 컨설턴트 심여사(김희애)가 구세주처럼 나타나 그를 구출하면서 두 사람은 1천억원의 진짜 ‘쩐주’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두 영화 모두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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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올드 오크’. 영화사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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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치 뽀개기, 장기상영 막차 타기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크레센도’ 등 장기 상영하는 영화들도 많다. 죽음을 예감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스튜디오 콘서트 과정을 영화로 담은 ‘오퍼스’와 임윤찬의 드라마틱한 밴 클라이번 콩쿠르 제패기를 담은 ‘크레센도’는 적은 상영관 수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대작이 아닌 작품도 왜 극장에서 훨씬 더 큰 감동을 주는지 알려주는 영화들이다.



지난해 11월 말 개봉한 뒤 역주행으로 50만 관객을 동원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도 먼저 본 관객마다 ‘안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큰 여운을 주는 영화. 영화는 학교폭력으로 보이는 상황을 엄마와 교사, 소년의 시선에서 풀어가며 진실의 퍼즐을 맞춰나간다. 다큐멘터리 ‘길 위에 김대중’도 1월 초 개봉 뒤 11만 관객을 돌파하며 장기 상영 중이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추락의 해부’는 산속 별장에서 사는 한 가족의 아버지가 추락사한 사건을 두고 벌어지는 법적 진실 공방을 담은 영화다. 추락사의 진실을 해부한다는 법적 명분 아래 난도질당하는 부부의 사생활과 편견으로 재단되는 진실의 재구성이 객관적 시선으로 그려진다.



켄 로치가 마지막 연출작임을 밝힌 ‘나의 올드 오크’ 개봉과 함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나, 다니엘 블레이크’ ‘미안해요, 리키’ 등 켄 로치 대표작들도 재개봉해 설 연휴까지 관객들을 만난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2006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오랜만에 극장에서 다시 만나는 작품이다.



프랑스 누벨바그의 대표 여성 감독 아녜스 바르다의 ‘아녜스 브이(V)에 의한 제인 비(B)’는 세상에 나온 지 36년 만에 국내 정식 개봉했다. 바르다가 1970년대 프랑스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던 배우 겸 가수 제인 버킨을 인터뷰한 작품이다. 8일부터는 바르다의 대표작 7편을 상영하는 기획전도 열린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도 개봉 20주년을 기념해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에서 재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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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락의 해부’.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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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에서 미리 만나는 오스카 화제작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은 오는 3월 열리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국제영화상 후보작이자 지난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폐막작이다. 1972년 우루과이 공군기가 안데스산맥에서 추락하며 72일 만에 구조된 16명의 생존기를 그렸다. 이밖에도 넷플릭스에는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나이애드의 다섯번째 파도’ ‘러스틴’ ‘공작’ 등 올해 아카데미에 후보로 오른 오리지널 영화들이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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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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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 남녀주연상, 각본상 등 7개 부문에 후보를 올린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미국이 낳은 첫 세계적 지휘자인 레너드 번스타인판 ‘부부의 세계’를 그린 극영화. ‘나이애드의 다섯번째 파도’는 미국 마이애미와 쿠바 간 수영 종주에 도전했던 다이애나 나이애드의 실화를 옮긴 작품으로 올해 65살인 아네트 베닝과 61살인 조디 포스터가 각각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이밖에 ‘러스틴’에서 인종 차별, 성소수자 차별과 싸운 인권운동가 베이어드 러스틴을 연기한 콜먼 도밍고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칠레 독재자 피노체트를 뱀파이어로 그린 블랙코미디 ‘공작’은 촬영상 후보에 올랐다. 애플티브이플러스에서는 10개 부문에 후보를 올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을 볼 수 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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