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KT 사옥.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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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지난해 4분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9개월간 이어진 대표이사(CEO) 공백, LG유플러스와의 무선통신 회선 수 2위 경쟁 등 불확실한 대외 경영환경에도 본업인 통신 서비스와 기업 간 거래(B2B) 데이터 사업에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KT는 올해도 AI 콘택트센터(AICC), 사물인터넷(IoT),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 공간, 에너지 사업 등 5대 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질적 성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KT는 8일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6984억원, 영업이익 265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8%, 영업이익 75.4% 늘어난 수치다. 통상 4분기에 반영되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비용이 3분기에 조기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KT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증권가(에프앤가이드 기준) 전망치인 매출 6조8000억원, 영업이익 2505억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KT는 지난해 4분기 유무선 사업에서 고른 성장세를 유지했다. 먼저 무선사업에서는 5G(5세대 이동통신) 보급률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5G 가입자 수가 983만명을 넘었다. 전년 동기 845만명과 비교해 1년 새 140만명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무선통신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중은 같은 기간 62%에서 72%가 됐다. 지난해 4분기 무선 사업 매출은 1조6851억원으로 5G 가입자 확대와 로밍 매출 증가, 알뜰폰 사업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유선 사업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조31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같은 수준이다. 가정 내 집전화 수요가 줄어들면서 유선전화 매출은 1년 새 6.6% 줄었지만 초고속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꾸준히 늘었다. 미디어 사업은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이 큰 인터넷TV(IPTV) 성장세를 유지했다.
기업서비스 사업에서는 디지털 전환(DX) 수요 증가와 더불어 AICC, IoT,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 공간, 에너지 사업 등 5대 성장 사업에서 성과를 냈다. AICC는 구축형 서비스에 더해 구독형 서비스인 에이센 클라우드(A’Cen Cloud)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한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엔터프라이즈 IoT 사업은 무선 결제시장과 이륜차 트래킹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KT는 연간 기준 지난해 매출 26조3870원, 영업이익 1조6498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은 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 줄었다. KT의 지난해 연매출은 역대 최고 기록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일회성 부동산 매각에 따른 기저효과로 소폭 줄었다. 부동산 매각을 제거하면 전년 대비 늘었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KT는 지난해 금융, 부동산, 콘텐츠, DX, 보안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에서도 성과를 냈다. BC카드는 본업인 결제 프로세싱 매입액 증대, 자체카드/금융사업 등 신사업 성장세로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3.3% 늘었다. 2021년부터 시작한 자체카드 사업은 통신, 은행 등 시너지 분야 고객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신세계와 마켓컬리 등 실생활 밀착 대형 브랜드와 협업을 강화해 충성 고객 확대 및 매입액 증대에 기여했다. 케이뱅크는 수신과 여신, 고객수가 꾸준히 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케이뱅크의 2023년 말 수신 잔액은 19조1000억원, 여신 잔액은 13조8000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8%, 2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누적 고객 수는 820만명에서 953만명으로 늘었다.
KT에스테이트는 오피스 임대 매출 증가와 호텔사업 호조로 전년 대비 매출이 21.8% 증가했다. 호텔사업은 추석 황금연휴 기간에 내외국인 수요 급증과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로 4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전년 대비 확대된 오리지널 콘텐츠 14편을 방영하며 제작사로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4분기에는 ‘낮에 뜨는 달’의 글로벌 OTT 판매 성공으로 역대 최대 해외 매출을 기록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디즈니플러스에 공개됐고, ‘보라데보라’도 아마존 프라임 공급하는 등 글로벌 유통을 지속 넓혀 가고 있다. KT클라우드는 기존에 수주한 공공 클라우드 사업 매출화와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사업의 견조한 성장으로 지난해 6783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한편 KT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2023년 주주환원으로 주당 현금 배당금 1960원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271억원을 결정했다. 배당금은 3월 정기주주총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주주에게 지급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통신 본업의 안정성에 더해 자회사 에스테이트, 콘텐츠,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2024년 KT의 영업이익 성장률은 통신 3사 중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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