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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해외서 수상한 스타들

[인터뷰] '도그데이즈' 윤여정, 오스카 수상자의 빛나는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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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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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를 놓지 않았다.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제93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후 쏟아진 수 많은 작품 러브콜 중, 윤여정이 선택한 건 '도그데이즈', 아니 조연출 시절부터 수십 년 간 인연을 맺었던 '김덕민 감독의 데뷔작'이었다.

윤여정의 '도그데이즈' 출연은 오로지 의리 때문이다. "산전수전을 함께 겪은 김덕민 감독이 입봉 할 때 나를 필요로 한다면 해야겠다"는 결심을 실천에 옮겼다.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 속 야외 촬영, 소통이 불가능한 강아지와의 연기 등 쉽지 않은 환경이었으나 묵묵히 견뎠고 작품의 완성도와 몰입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윤여정이 4년 만 국내 복귀작으로 결정한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부터 혼자가 편한 싱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한 입양 가정, 사명감 투철한 수의사, 여자친구 없이 만난 전 남자친구와 현 남자친구, MZ 라이더까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한 이웃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7일 개봉해 설 연휴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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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 이후 첫 공식 인터뷰다. 당시 어땠나.

"불가사의한 일이다. 상상도 못 했다. 영화 '미나리' 촬영 당시 너무 힘들어서 찍자마자 도망갔다. 그러고는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아무 계획도 없었다. 인생은 전위예술이자 영원한 미완성인 것 같다."

-수상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

"대우가 달라진 건 특별하게 없다. 여러분(취재진)들이 많이 오는 게 달라진 부분 같다. 내가 영화 인터뷰를 많이 해 봤지만 이렇게 오지 않았다. 선망의 눈빛이나 이런 건 잘 안 나가서 모른다. 날 더러 '존경한다'고 하면 부담스럽다."



-배우 윤여정을 좋아하는 연령층의 폭도 넓어진 것 같은데.

"인터넷 댓글을 보지 않아서 젊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지 모른다. 사실 과거에는 내가 그렇게 사랑 받지 않았다. 험난한 일도 정말 많이 겪었다. TV에 못 나오게 하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당시에는 다행히 인터넷이 없어서 방송국으로 직접 전화가 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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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으로 '도그데이즈'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제93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 이후) 평소보다 작품이 많이 들어왔다. 그동안 주인공이 들어올 기회가 없었는데 갑자기 들어오는 걸 보고 씁쓸했다. 사실 한 작품의 주인공을 한다는 건 엄청난 책임감을 요하는 일이다. 나 자신을 흥행 배우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위험한 도전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건 다 무시했다. 김덕민 감독과 조감독 때 만났다. 당시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취급을 받았다. 그때 '김덕민 감독이 입봉 할 때 나를 필요로 한다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인생을 정리해야 하는 나이라 단순하게 생각했다. 시나리오도 시나리오지만 김덕민 감독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시나리오를 봤을 땐 어땠나.

"솔직하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근데 캐릭터를 보니 내가 할 만한 인물이더라. 나를 많이 생각하고 쓴 것 같더라. 그리고 사람들이 모르나본데 나는 현장 나가서 애드리브를 붙이는 걸 싫어하는 편이다. (제작진들이) 연구해서 쓴 건데 그걸 (내 방식대로) 편하게 바꾸지 않는다. 하라는 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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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민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평소 참을성이 없는 나를 위로해 줬다. 예전부터 감독으로 입봉 하고자 참고 사는구나 싶었다. 역량은 잘 모르겠지만 인품이 너무 좋았다. 김덕민 감독의 인품을 보고 (이 작품도) 선택했다. 또 현장 경험이 많아서 (배우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 콘티도 정확히 짜서 했고 일을 효율적으로 잘했다."

-강아지와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매 신이 힘들었다. (강아지가) 제대로 듣지 않았다. 내가 쓰러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강아지가 내 얼굴을 밟고 뛰더라. 다행히 얼굴이 붉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야외 촬영이 많아서 추웠다. 내가 촬영할 때마다 영하 14~15도 안팎이었다. 팔자가 사나워서 그런가 싶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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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데이즈'가 김영옥·나문희 주연 영화 '소풍'과 같은 날 개봉한다.

"김영옥 언니는 나의 롤모델이다. 나보다 10년 선배다. 장기간 일을 한다는 게 대단할 뿐이다. 언니 만큼만 하면 되겠구나 싶다. 나문희 언니는 나랑 5년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책을 한 권 읽었는데 자기 일을 하다 죽는 게 제일 행복한 죽음이라 하더라. 김영옥 언니가 지금까지 (배우 생활을) 한다는 게 신기하다. 아직까지 김영옥 언니는 역할이 들어왔을 때 '내가 하면 잘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더라. 진짜 대단하다."

-명절 연휴 맞대결을 펼치게 됐는데.

"(동시에 개봉하는 걸) 전혀 몰랐다. 서로 잘 되면 좋은 일이다. 단지 누가 돈만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손익분기점(BEP)만 넘으면 성공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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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데이즈' 개봉을 앞두고 홍보 차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 출연했다. 나영석 PD를 많이 아끼는 것 같다.

"나영석 PD는 여우다. 그가 나를 캐스팅하기 위해 쏟은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를 캐스팅하려고 정성을 다했다. 그때 점수를 따서 내가 '꽃보다 누나'에 나갔다. 지금은 미운 정과 고운 정이 다 든 사이다."

-향후 나영석 PD가 연출하는 예능에 출연 의사가 있나.

"날더러 '윤식당'을 자꾸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지금 '윤식당'을 하면) 노인 학대로 걸린다고 했다. '윤식당'은 가짜로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진짜로 다 해야 한다. 나영석 PD가 우리 작은 아들에게 '엄마 생각해서 ('윤식당'을) 삼가는 중'이라고 했다더라. 우리 아들이 감동 받았다. 근데 나 감동 주려고 그 말도 (나영석 PD가) 다 계산 했을 거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어떤가.

"살아보니까 인생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더라. 흘러가는 대로 가려한다. 사실 배우는 극한직업이다. 촬영장에 나가면 '삶의 체험 현장' 그 자체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박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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