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립의대 신설 필요성 강조
포항, 포스텍 의대 설립 지원 촉구
강원권, 지역인재 비율 확대로 가닥
울산대 "기존 정원 3배 증원 필요"
의대진학用 조기 지방유학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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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전국종합】 오는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의과대학 입학정원이 2000명이나 대폭 증원이 확정됐다. 지역 의료계 살리기에 나섰던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후속대책도 곧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 지자체의 의과대 유치전략들은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6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남도와 경북도·포항시처럼 의대 유치에 적극 나서는 곳도 있지만, 전북이나 강원처럼 신규 의과대 유치에 미지근한 지자체 등으로 나뉘고 있다.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도는 '전남형 국립의대' 신설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100명 이상의 정원 배정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전남 지역은 연간 70만명이 치료를 받기 위해 타 지역에서 1조5000억원을 소비한다는 통계도 있다. 전국 응급의료취약지역 98곳 중 17곳(21.8%)이 전남에 위치해 있다.
지역대학의 의대 설립이나 증원을 두고 지자체와 협력이 이뤄지는 곳도 있지만 갈등이 우려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스텍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경북도의 지원을 촉구해왔다. 이 시장은 지역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포스텍 의과대학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경북도가 적극적으로 정부와 국회에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시 자체적으로도 정부에 의대 설립을 강력히 요청하고 정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반면 충청북도와 건국대는 미묘한 기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건국대 충주병원이 중장기발전계획을 충청북도와 별다른 조율 없이 단독으로 배포하면서 골이 깊어졌다. 건국대가 도의 도움 없이 정부와 직접 접촉, 의대정원을 확보하려 한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기존 의대마저 폐교한 전북도는 의대 유치전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전북 남원 지역의 서남대는 지난 2018년 폐교됐다. 이후 서남대 의대의 정원을 떠맡은 전북대 의대와 원광대 의대는 혼란을 겪어야 했다. 당시 서남대 의대 재학생 중 345명은 원광대 의대로, 177명은 전북대 의대로 특별편입학했다. 갑작스러운 증원에 △강의실 공간 협소 △임상술기시설 부족 △임상실습 부족 △교수 부족현상 △의대정원 대비 전공의 정원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전북은 국립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폐교된 옛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 국립의전원을 설립해 달라는 요구다.
지역 의대를 졸업해도 타 지역으로 이탈 졸업생이 많은 곳들도 의대 신설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의대 신설보다는 정원 확대에 더 매진하는 곳도 적지 않다.
강원권은 10년간 의대 졸업생은 2760명이었으나, 인턴 정원은 졸업생 숫자의 25.9%에 불과한 714명이었다. 강원권 의대 졸업생은 73.7%가 타 지역으로 떠났다. 강원 지역은 신규 의대 유치보다는 강원대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현재 30%에서 이르면 내년부터 60%까지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울산대 의대는 현재 정원이 40명에 불과한 만큼 지역·필수의료 위기를 극복하고, 충분한 의사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정원의 2~3배인 80~120명까지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울산대 의대는 최근 울산대병원 인근에 실기수업과 임상실습이 가능한 의대 캠퍼스를 조성하는 등 지역전문의 양성에 발 벗고 나선 상황이다.
향후 의대정원이 증가하면 비수도권 대학 집중 배정 및 지역인재 선발 규모 확대로 수도권보다 의대 진학이 유리한 지방으로 중학생 때부터 유학을 선택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행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의대는 신입생의 40%(강원·제주 20%)를 지역인재로 뽑아야 한다. 지역인재전형은 비수도권 지역에 소재한 중학교에 입학해 졸업한 후 지방 의대 소재지역 고등학교에 입학 후 졸업한 학생에 한해 지원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합격 확률상으로는 지방권 소재 대학 지역인재전형이 매우 유리한 구도"라며 "의대 모집정원 확대 이슈로 지역인재전형을 노리고 중학교 때부터 이동하는 변수도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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