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오후 보정심 끝난 뒤 바로 의대 증원 발표
"설 이후 본격 투쟁…전공의·의대생 보호책 마련"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관련 대한의사협회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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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6일 오후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정해지면서 의사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부도 이번만큼은 타협 없이 발표를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돼 결국 의사단체가 총파업 등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회관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함으로써 그동안에 쌓아온 의정 간의 신뢰를 다시 한 번 무너뜨렸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확정 발표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필수 의협회장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 발표를 강행할 경우 의협 제41대 집행부는 총사퇴할 것이며 즉각적인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및 비대위 구성에 들어가겠다"며 "또 지난 12월 실시한 총파업 찬반 전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즉각 공개하고 이에 따라 즉각적인 총파업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2시 보건의료 정책을 심의, 의결하는 최종 심의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소집해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하고 결과를 발표한다.
복지부가 예정대로 보정심 이후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할 계획이어서 의협과의 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협이 총파업에 나설 것을 기자회견에서 공표하면서 설 이후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일단은 어느 정도 다 소통이 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오늘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한다면 일단은 임시총회를 가장 빠른 시일에 열고 의장과 상의해서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를 바로 공개하고 결과에 따라서 그 파업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설 하루 이틀 전에 발표한다면 당장 설 연휴 기간에 파업은 쉽지는 않을 것이고 일선 현장에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다만 설이 끝나고 바로 비대위 구성이 되면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정부가 이미 의사들이 총파업에 들어갈 경우에 대비한 방안을 마련해놨다는 것과 관련해 "총파업 강행 시 회원, 전공의, 의대생 우선 보호 대책을 마련했다"며 "총파업 절차 돌입에 따라 회원, 전공의, 의대생에 대한 법적 문제 발생 시 대한의사협회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5일 저녁 긴급 상임이사회에서 정부의 법적 조치에 대해 큰 틀에서 결의안이 통과됐고 디테일한 것은 정부가 일방적인 발표를 하면 비대위를 통해 심도있게 논의할 계획"이라며 "2020년 파업 당시처럼 의대생들이나 전공의가 실질적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이날 정부가 의대 정원을 발표하면 오는 3월 열릴 의사협회장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선언도 했다. 이 회장은 "집행부가 총사퇴를 하게 되면 당연히 선거에 안 나갈 것"이라며 "회원의 권익과 국민의 건강이 중요하지 본인의 재선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의협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모토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그것(파업)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지금 정부가 자꾸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정부가 정말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좀 유효성을 가지고 의정 협치를 해주길 부탁한다. 이게 정부에게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열린 여덟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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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의 발표는 이날 오후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생중계 모두발언을 통해 "급속한 고령화와 보건 산업 수요에 대응할 의료인력까지 포함하면, 2035년까지 약 1만5000명의 의사가 더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의사 인력 확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공언했다.
또 박민수 복지부 2차관도 이날 오전 KBS1 라디오에 출연해 "추계상 2035년엔 1만5000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수급을 고려해 현장에서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으로 하겠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따른 의료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의사협회뿐만 아니라 의사단체들 모두 하나둘 성명서를 내고 대응 절차에 돌입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도 이날 오전 긴급 기고문을 통해 "정부의 행태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며 전공의, 의대생 등 각종 직역의 파업이 이어질 것이고 공의들이 파업에 들어가는 순간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응급의료 긴급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재난대응체계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의사회도 전날 보정심 소집 소식을 듣고 곧바로 '의대증원·필수의료패키지 저지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의대 증원 문제는 특히 젊은 의사와 학생들의 분노와 우려가 큰데 강력한 투쟁에 대한 요구가 있다면 우리도 그에 맞춰 할 수 있는 모든 걸 같이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설 전후 의대 증원 규모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자 지난 2일 밤 온라인으로 긴급 대표자 회의를 열어 의대 증원 규모 발표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현재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들과 논의 중이며 추후 대의원총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전협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140여개 수련병원 1만여명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8.2%가 '의대 증원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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