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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복현 "홍콩ELS, 금융사 자율 배상 필요…안해도 불이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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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홍콩 ELS·부동산 PF 대응 강조
문제점 확인된 홍콩 ELS 판매 "금융사 일부 손실 분담하면 좋을 것"
금감원, 부실 PF 구조조정 로드맵 공개… "시장 저항 둟고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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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2층 대강당에서 신년 업무계획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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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금감원) 원장이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대규모 손실사태에서 금융사의 자율 배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ELS 판매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고 금융사들도 인정하는 부분이 있기에 일부 금액이라도 소비자의 손실을 분담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와 관련해 업권과 공감대가 형성된 건 아니며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부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조정과 관련해선 "시장의 저항이 다소 강하더라도 뚫고 가겠다"며 "사업장 평가가 정말 칼날 느낌이 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자율배상, 강제 아냐… 안 해도 불이익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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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홍콩 지수 기반 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들에게 보낼 탄원서를 정리하고 있다. 2024.1.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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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배상이란 표현은 불법을 전제로 하지만, 이번 홍콩 ELS 판매에선 불법이냐 합법이냐를 떠나 합리적인 개선 방향은 무엇인지 서로 공감하는 전제하에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손실액을 분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융사의 자율적 배상안을 언급한 이유는 실제로 홍콩 ELS 판매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사도 일부 문제점은 인지한 상황이다. 이 원장은 전날 KBS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홍콩 ELS 불완전판매 사례가 있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암보험 수령금 등 원금 보장이 가장 중요한 자산에 홍콩 ELS 투자를 권유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원장은 일부 금액이라도 우선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부담할 수 있다고 했다. 가령, 투자자가 손실액의 100% 배상을 원하고 금융기관은 50% 분담이 가능하면 50%만이라도 먼저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금액의 다툼은 사법부에서 판단하면 된다. 법원에 가기 전 일부 금액이라도 금융사의 배상이 이뤄지면 투자자는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이 원장의 생각이다.

그러나 금융사에 배상을 압박하거나 강요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자체 배상안은 억지로 짜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게 할까 봐 조심스럽다"면서도 "은행이나 증권 업권의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할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사의 내부 결정으로 자체 배상안 마련이 어렵다고 한다면 특별히 불이익을 줄 생각은 없다"고 했다.

또 홍콩 ELS 판매와 관련해 아직 금융사의 제재를 얘기할 시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제재 이야기를 시작하면 서로 뜻을 모아서 발전적인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금융사를 지나치게 위축시키거나 윽박지르는 그런 상황처럼 보일 수 있다"며 "지금은 누가 반성의 조건으로 손실 일부를 분담해 줄 상황이 되는지 안 되는지 확인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PF 구조조정 로드맵 발표… "사업장 평가 칼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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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2층 대강당에서 신년 업무계획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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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이날 업무계획 발표와 함께 '부동산 PF 부실정리 로드맵'을 공개했다. 연체유예 또는 만기연장 반복으로 사업성이 현격히 낮아진 사업장은 우선적으로 지난해 말 결산 시 예상 손실을 100% 인식하도록 했다. 개별 저축은행의 충당금 적립 실태를 점검하고 오는 8일까지 추가 적립 계획을 제출받아 점검한다.

이후 부실이 심각한 사업장은 손실을 충분히 반영해 경·공매에 넘기고, 다른 우려 사업장에도 엄격한 사업성 평가 기준을 적용한다. 연내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고 부실 우려 사업장의 재구조화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지금까지 사업장 평가가 느슨한 형태로 되는 게 있었다면 이번에 칼날 느낌이 나도록 하겠다'며 "다소간의 시장 저항이 있더라도 뚫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으로 촉발된 건설업계의 위험에는 "수십 개에서 적게는 십여개 중점 건설사를 지켜보는 중"이라며 "상반기 중 태영건설 급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건설사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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