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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4400명 목숨 잃은 ‘미얀마 쿠데타’ 3년 됐지만···국민은 ‘민주주의 염원’ 침묵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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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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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68)이 쿠데타를 일으킨 지 3년을 맞아 미얀마 국민이 '침묵시위'로 군사정권에 대한 반대와 저항 의지를 드러냈다.

2일(현지시간) AFP와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쿠데타 발발 3년이 된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침묵시위가 진행됐다.

미얀마 양곤의 한 대학생은 “반군부 진영 시위대가 주민들에게 외부 활동 대신 집에 머물러달라고 요청했다”며 “친구들과의 약속을 취소하고 기숙사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도 반군부 진영 시위대의 요청에 호응하며 양곤 시내는 교통량이 줄고 거리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쿠데타 이후 반군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적이 있다는 한 17세 고교생은 "침묵시위가 군정에 항의를 표시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쿠데타 성공 후 군정은 반대 세력 집회를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

군정에 반대하는 시민은 침묵으로 저항의 뜻을 표했지만, 같은 날 군정 지지자들은 ‘시민방위군(PDF)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양곤 시내를 행진했다. PDF는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군사 조직이다.

이주노동자 등 미얀마인이 다수 거주하는 태국에서도 전날 반군정 집회가 열렸다.

태국 수도 방콕 소재 유엔 사무소 앞에 모인 수백명은 수감 중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의 이미지가 그려진 옷을 입고 군부를 규탄했다.

한 미얀마인 참가자는 “군부가 사람들을 죽여왔기 때문에 항의하러 이곳에 왔다”며 “혁명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2021년 2월 1일 총선 패배에 불복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79)을 감금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반군부 진영 인사들도 줄줄이 체포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민주 진영은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고 군사조직인 인민방위군(PDF)을 창설해 맞섰다. 소수민족 무장단체들도 합세하며 내전 양상으로 번졌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44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피난민은 260만 명가량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치 고문은 외부 접촉이 차단된 채 네피도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으로,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영국에 거주 중인 수치 고문의 막내아들 킴 아리스가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어머니의 편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아리스는 “가족에게 사랑을 전한 편지”라며 “예전 같지는 않지만 건강은 괜찮은 것 같고, 정신은 강인하다”고 전했다.

황수민 인턴기자 su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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