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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6천원→2천원, 애널리스트가 치매치료제 개발한다더니…결국 사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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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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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치매치료제 개발 아무나 하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분석가) 출신이 창업에 나섰다. 그런데 특이하게 바이오 회사다. 더구나 치매치료제를 개발하겠단다. 쉽지 않아 보였다. 결국 사달이 날 지경에 이르렀다.

‘엔케이맥스’는 삼성증권 출신 박상우 대표가 지난 2002년 ‘에이티젠’이란 이름으로 창업한 회사다. 2019년 엔케이맥스를 흡수합병하며 엔케이맥스로 사명을 바꿨다.

주요 사업은 면역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다. 그 중 NK(자연살해)세포를 활용한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엔케이맥스는 면역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 ‘SuperNK’를 갖고 있다. 이 기술은 체외에서 고순도로 분리한 NK세포를 고활성의 NK세포로 대량증식할 수 있는 기술로 알려졌다.

회사는 이 기술로 지난 2019년 미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승인을 받았다. 한국, 미국, 멕시코 등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최근 회사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회사는 지난 달 30일 반대매매에 의한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했다. 원래 박 대표는 지분 12.94%(1072만6418주)를 가졌던 최대주주였는데 이번 반대매매로 지분이 0.01%로 줄었다. 보유 주식 수는 5418주 뿐이다. 회사 창업자가 가진 주식이 일반 투자를 하는 개미투자자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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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토론방에 올라온 엔케이맥스 관련 글[네이버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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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박 대표 지분이 줄어든 이유는 주식담보 대출 때문이다. 박 대표는 보유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 등에서 470억원을 빌렸다. 이 돈은 NK세포를 활용한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썼다. 그런데 지난 달 24일 최소 담보유지비율을 유지하지 못했다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에 나섰다. 이 날 반대매매가 이뤄지면서 엔케이맥스 주가는 장중 하한가를 찍었다.

박 대표는 “최근 주식시장의 대내외 변동성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다”며 “회사 내부적인 경영 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재무 건전성과 경영 안정성 또한 그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주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일주일 뒤 반대매매가 있었음을 발표하자 회사가 주주들을 속였다는 원성이 나오고 있다.

엔케이맥스 관련 종목토론방에는 ‘절대 사지마세요’,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등의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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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케이맥스 주가 추이[네이버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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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신약개발 소식이 몇 년째 이어지지 않자 주가도 곤두박질이다. 지난 2021년 11월 1만6000원까지 찍었던 주가는 조금씩 하향 곡선을 그렸고 반대매매 소식이 전해진 1일 현재 2000원대로 하락한 상황이다. 시총도 2021년 1조원에서 18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박 대표는 1일 간담회를 열어 “불가피한 반대매매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며 “주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시 지분을 확보하는 등 여러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시선은 비관적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바이오 기업들에 대해 주식담보 대출에 대해 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거나 담보를 더 넣으라며 깐깐하게 대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엔케이맥스가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 3분기 누적 74억원 매출에 44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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