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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날 만족시킬 수 있을까? 내 분야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들과 일하고 있나? 회사에서 나의 영향력은? 이 새로운 경제에서 최고의 직장을 차지하는 건 지식 노동자인가?”
넷플릭스 다큐시리즈 ‘일: 우리가 온종일 하는 바로 그것’(2023)은 끊임없는 질문과 대답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시 화두를 던진다. 홈케어(방문 요양), 기술, 여행 및 관광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 담당부터 최고경영진까지 ‘일’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2023 에미상 내레이터상을 받았다. 한국계 미국인 캐롤라인 서 감독이 연출하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제작 및 내레이션을 맡았다. 대통령과의 작업이 궁금해 넷플릭스 다큐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로 알게 된 서 감독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4년 전 프로젝트 개발 제안을 받았다는 서 감독은 “처음에는 누가 ‘일’에 관한 것을 보고 싶어 하겠느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흔쾌히 승낙했다!”고 답했다. 이어 “처음부터 대통령의 프로젝트였다. 대통령이 아이디어를 냈고 우리를 선택했다”며 “대통령과 함께 일한 것은 인생 최고의 경험 중 하나였다. 지지를 아끼지 않았고 예리하고 자상했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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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시리즈는 50년 전 언론인 스터즈 터클의 아이디어를 현대사회에 녹여냈다. 스터즈 터클의 저서 ‘일: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만 모두들 하기 싫어하고 아무나 하지 못하는’(1974)은 대학 시절 오바마에게 깊은 감명을 준 책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하루종일 하는 일에 대해 인터뷰함으로써 일에 관한 담론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은 노동 고찰서다.
서 감독은 “이 거대하고 무정형적인 주제를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가치 있고 재미있는 다큐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도전에 끌렸던 것 같다. 이전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사물을 보는 방식을 바꾼 놀라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참여하길 정말 잘했다고 답했다.
“일: 우리가 온종일 하는 바로 그것‘은 서비스 직종, 중간 관리자, 꿈의 직업, 리더 4부로 나뉜다. 우리가 어떻게 일에서 의미를 찾는지, 인간으로서 우리가 하는 경험과 고민이 얼마나 서로 닮아있는지를 탐구한다. 2부 ‘중간 관리자’에서 오바마는 ”자라면서 중산층의 모습을 TV로 보고 배웠다고 말한다. 노동 계층과 그들의 애환은 문화의 일부이고 가난하진 않지만 부자도 아닌 가족들, 중간쯤에 있는 그런 존재였다. 당시 대중문화는 부자들을 괴짜로 묘사했지만 1980년대부터 모든 게 변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중요한 건 돈뿐이라는 풍조가 등장했고 이 풍조가 문화에 스며들면서 중산층이 사라졌다. 중산층의 노동 묘사도 사라지고 있었다“고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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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중간직은 적어도 안정성을 보장해 준다. 하지만 그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면 어떨까. 꿈의 직장을 위해 어떤 희생을 해야할까”는 질문을 던지며 이 새로운 경제에서 최고의 직장을 차지하는 건 지식 노동자라고 못박는다. 그리고 3부 ‘꿈의 직업’에서 지식 노동자의 원형이라 지칭한 부부에게 “뭐가 날 만족시킬 수 있을까를 자문하는지” 묻는다. 벤처기업으로 이직한 남편이 “제 분야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들과 일하고 있는가, 회사에서 제 영향력은 어떤가, 작은 회사에서는 제 결정이 회사 전체에 영향력을 끼친다”고 답하자 오바마는 “이런 질문들은 1세대 전만 해도 없었던 것들이다”라고 응수한다.
“지금 제 나이인 30세로 돌아간다면 어떤 조언을 제일 먼저 할까요”라는 물음에 오바마는 “긴장을 풀라(Relax)고 한마디 해주고 싶다”고 답한다. “타인에게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 말라. 30대라면 아직도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느라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걸 모르는 채로 시간을 보내는데 세상에 영향을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서두른다. 근데 영향력은 시간이 지나야 생기는 것 같다. 일련의 과정 같은 거다. 돌이켜볼 때 ‘아, 내가 변화를 끌어낸 것 같다’고 알게 된다”고 조언한다. /하은선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골든글로브협회(GGA)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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