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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1시간 만에 조기 마감”… 전세대출 갈아타기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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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 달 31일 한 시민이 모바일 앱을 이용해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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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6월 아파트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연 4.7% 금리로 2억원을 빌렸다. A씨는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개시된 지난달 31일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대출금리를 최대 연 3.5%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견적을 받았다. A씨가 현재 매달 내고 있는 이자는 78만원가량. 금리를 1.2%포인트 낮출 경우 이자는 월 58만원으로 낮아진다. A씨는 남은 1년 6개월간 내야 하는 이자를 360만원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에 이어 출시된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들이 줄줄이 전세대출 금리를 연 3%대로 낮추고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등의 혜택을 내놓자,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차주(돈 빌리는 사람)들이 몰린 데 따른 것이다. 전세대출은 주담대보다 시장 규모가 작아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연달아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전날 전세대출 대환 신청 접수가 1시간 만에 마감됐다. 은행들은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해 하루 접수량을 제한하고 있는데, 신청이 몰리자 서비스를 조기에 종료한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이후 전세대출 갈아타기로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대출 조회 건수가 평소 대비 4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케이뱅크는 낮은 금리를 무기로 고객 탈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가 취급하는 전세대출 갈아타기 상품의 변동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31~6.01%로, 금리 하단이 은행권에서 가장 낮다. 카카오뱅크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3.330~4.615%다.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행된 첫날부터 파격적인 수준의 금리를 내놓은 두 은행은 전날도 금리 하단을 0.08%포인트, 0.1%포인트 낮췄다. 변동 금리의 준거가 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6개월)는 3.84%인데, 0.21~0.53%포인트의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적용했다. ‘역마진’ 우려를 감수하더라도 대환대출 수요를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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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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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도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있다. 우리은행은 전날 비대면 전용 전세대출 변동 금리 하단을 4.50%에서 3.90%로 0.6%포인트 인하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1일 전세대출 변동 금리 하단을 4.32%에서 3.82%로 0.5%포인트 낮췄다. NH농협은행은 갈아타기 서비스 개시 전인 지난달 29일 금리 하단을 3.98%에서 3.56%로 0.42%포인트 내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로는 인터넷은행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며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를 낮춰야 그나마 고객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은행들은 각종 이벤트와 혜택도 내놓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전세대출 한도·금리를 조회하고 4월 3일까지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완료한 고객 전원에게 최대 30만원을 지급한다. 신한은행은 오는 3월 29일까지 전세대출 대환 고객 선착순 500명에게 10만포인트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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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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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출시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역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14영업일간 총 1만6297명의 차주가 2조9000억원의 갈아타기를 신청했다. 갈아타기가 최종 완료된 차주는 1738명이다. 갈아탄 대출 규모는 3346억원 규모다. 차주 1인당 평균 금리가 연 1.55%포인트 인하됐으며, 연간 이자는 298만원이 줄었다. 신용점수도 평균 32점 상승했다.

금융 당국 내에선 기대 이상으로 정책 호응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차주가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라며 “올해 하반기 중 주담대 갈아타기 대상 주택을 아파트에서 오피스텔, 빌라 등으로 확대하고 전세대출도 이용 가능 기간을 늘려 더 많은 국민이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김보연 기자(kb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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