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도널드슨(왼쪽)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 대표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정부의 조건을 받아들여 연정에 합의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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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형이 적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소식을 제프리 도널드슨이 들었을 때, 그는 만 8세였다. 1970년, 북아일랜드에서의 일이다. 도널드슨의 사촌 형 샘은 북아일랜드의 완전한 독립을 목표로 하는 북아일랜드 공화국군(PIRA)의 공격에 희생됐다. 15년 후인 1985년, 그가 23세였을 땐 또 다른 사촌이 PIRA의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그는 정치에 투신하기로 결심한다. 복수가 아닌, 화합과 통합을 위해서다. 그리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그는 영국 북아일랜드 담당 장관과 함께 나란히 단상에 섰다. 민주연합당(DUP)의 당 대표로서다.
DUP는 영국과의 통합을 지지한다. 정반대 성향의 민족주의 독립주의 신 페인(Sinn Fein)당은 가톨릭교인 반면, DUP는 개신교다. 정치성향부터 종교까지, DUP와 신 페인 당은 대척점에 서있다. 반영 신 페인당과 달리 DUP는 친영임에도, DUP와 영국 정부와의 관계는 2021년부터 삐걱댔다.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유럽연합 탈퇴) 때문이다. DUP는 브렉시트로 인한 무역 및 국제관계에서의 혼선이 불만이었다.
북아일랜드의 연정 불성립은 사회적으로도 불안을 가져왔다. 사진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정치 불안으로 인해 공무원들이 임금 인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시위하는 이들의 사진.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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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의 의회 사진. 북아일랜드는 친영과 반영의 선명한 대립된 정치 성향을 가진 정당들의 연정을 법에 적시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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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슨 대표는 영국 정부의 북아일랜드 담당 히튼 해리스 장관과 함께 현지시간 자정을 넘겨 기자회견을 하면서 "모든 것을 다 얻지는 못했지만 북아일랜드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도널드슨 대표로서는 화합의 정치를 위한 리더십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셈이다. 그는 DUP 및 친영 성향의 일명 연방주의자들로부터 "더 버텼어야 한다"는 취지로 공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에 대해 "과거 시대의 분열주의적 사고방식에 근거한 비판"이라고 응수했다고 아이리시 인디펜던트 지는 3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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