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 美대사 "신속·단호한 조치 중요…지원 중단은 일시적 조치"
독일 "유엔 조사 중요…팔 민간인 버리지 않을 것"
UNRWA가 전달한 식량 받는 팔레스타인 주민들 |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연루 의혹으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지원을 끊은 공여국들은 유엔을 향해 조속하고 단호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다만 이 기구가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위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자금 중단을 통한 압박을 계속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UNRWA의 역할을 고려해서라도 유엔이 이번 사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 기구가 가자지구의 극도로 힘든 환경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일을 하고 지역 안정과 안보에 기여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UNRWA의 지원에 의존하는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위해 유엔이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를 돕는) 극악무도한 일을 저지른 점이 확인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고 UNRWA의 운영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지원국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UNRWA에 대한 지원 중단이 일시적인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NYT는 이같은 발언이 "공여국들 사이에 (UNRWA의) '자금 위기'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유엔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주 UNRWA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유엔은 연루된 직원 12명 중 9명을 해고했다. 연루자 중 1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고, 나머지 2명의 신원은 파악 중이다.
이 문제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조사에 최소 4주가 걸릴 예정이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런 계획을 공여국들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당사자 신문과 현장 방문, 컴퓨터·전화 등 장비에 대한 검토 등으로 수개월 소요되는 통상의 조사 속도보다 빠른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다만 유엔의 조사 결과에 자금 지원을 중단한 공여국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지원을 중단한 독일의 제바스티안 피셔 외무부 대변인은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며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UNRWA의 업무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지원 중단을 선언한 미국의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30일 지원 재개 결정을 언제 내릴지 언급하지 않으면서 정부가 배정한 지원금 예산 1억2천100만 달러(약 1천611억 원) 중 30만 달러를 제외한 모든 금액이 이미 전달된 상태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지원을 중단하지 않았으며 노르웨이는 지원을 중단한 다른 공여국의 지원 재개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전쟁을 촉발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자국 침투 작전에 UNRWA 직원 일부가 연루됐다는 증거를 잡고 이를 미국과 유엔 등에 제보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주요 팔레스타인 원조 공여국 최소 12곳이 UNRWA에 대한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유엔은 공여국들의 자금 지원 중단으로 UNRWA의 활동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재고를 호소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의 팔레스타인 관련 행사에 참석해 UNRWA이 "가자지구 내 모든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중추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도 안보리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우리의 인도주의적 임무(수행)는 UNRWA에 대한 적절한 재정지원과 운영에 달렸다"고 말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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