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설인데 "60억 손실, 민사소송" "노조원 복귀"… 민노총 화물연대, 한국알콜산업 시위 장기화

설을 앞두고, 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해고 동료 회사 복귀 등을 요구하며 울산 석유화학단지 ‘한국알콜산업’ 앞에서 21일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알콜산업 측은 노조 시위와 화물 운송 중단에 따른 피해를 계산해 민노총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23일 민주노총 화물연대 울산 울주지부 조합원들이 울산 남구 한국알콜산업 공장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이보람 기자

1일 민노총·경찰·회사에 따르면 화물연대 울산 울주지부 조합원들은 지난달 12일부터 공장 앞에서 시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공장 출입구 앞에 드러눕는 등 출입을 방해해 경찰이 출동, 13명의 조합원이 연행되는 일도 있었다.

노조의 집회가 장기화하고 있지만, 노사는 절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해고 동료 조합원의 업무복귀와 회사 내 모 팀장 교체, 화물연대 이외 외부 단기 임대 화물차 사용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핵심 요구는 동료 조합원의 업무 복귀다. 해당 조합원은 지난해 11월 한국알콜산업에서 근무하면서 같은 운송업무를 하는 한 비조합원과 시비를 벌이다 폭행했고, 무기한 배차 정지 처분을 받아 업무에서 배제됐다. 노조는 회사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펴면서 충남 아산 그룹사 공장 확대파업까지 구상 중이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했다는 A씨의 모습. 본인 제공

사측인 한국알콜산업은 1일 3억원씩 60억원 이상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알콜산업 관계자는 “공장 생산품은 하루 38대 정도의 화물차로 옮겨야 하는데, 제대로 운송을 못 해 공장 가동률이 10% 정도 감소한 상태로 매일 손실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때때로 과격행동을 하면서 보안경비 비용까지 발생하고, 기업 이미지도 훼손되고 있다. 피해액이 산정되는대로 민사소송을 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알콜산업 측은 지난달 29일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형사고소도 했다. 핵심 요구인 조합원 복귀에 대해서는 “폭력사건인만큼 당사자간 화해나 합의가 우선되야 한다는 회사의 입장을 전했는데도 노조는 업무에 복귀시키라는 요구만 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해당 화물연대 조합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A씨는 전치 8주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 한 간부 조합원은 “해고 노조원이 A씨의 얼굴을 때린 적 없는데, 왜 얼굴을 그렇게 다친 것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한국알콜산업은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공장에서 공업·식용·의료용 에탄올 등을 생산하고 있다. 본사는 경기도 용인이다. 1984년 7월 설립된 자본금 108억원 정도의 화학생산 업체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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