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차이나타운의 한 상점에서 한 아프간 상인이 중국 전기차를 보고 있다. 2024년 1월 28일 촬영./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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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주중국 아프가니스탄 신임 대사를 받아들이면서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사실상 승인했다.
31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빌랄 카리미 신임 아프간 대사 등 42개국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제정받았다. 탈레반이 2021년 8월 재집권한 이후 탈레반 정부 대사를 수락한 국가는 중국이 처음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탈레반 정부를 정식으로 승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이 아프간 임시정부가 파견한 신임 주중 대사와 중국 국가 지도자에 제정한 국서 정본을 받아들이는 것은 정상적인 외교적 절차”라고 답했다.
카리미 대사는 지난해 12월 베이징에 부임해 이미 대사직을 수행 중이었다. 중국은 작년 9월 아프가니스탄에 자오성 신임 대사를 파견하기도 했다.
왕 대변인은 탈레반 정부 승인 여부에 대한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중국은 시종 아프간이 국제 사회 바깥으로 배제돼선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며 “(국제 사회가) 아프간 재건·발전 추진을 함께 돕고, 아프간은 국제사회 기대에 더 부응해 개방적·포용적인 정치 구조를 구축하고, 온화·온건한 대내외 정책을 실행하며, 테러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각 당사자 우려가 더 유익한 호응을 받으면, 아프간 정부에 대한 외교적 승인은 자연스레 이뤄질 일(水到渠成·‘물이 흐르는 곳에 도랑이 생긴다’는 의미)이라고 믿는다”는 중국의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탈레반은 지난 2021년 재집권 후 국호를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에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로 바꾸고 이슬람 율법에 따른 통치를 하고 있다. 여성들의 교육과 취업을 제한하고 외출을 금지하는 등 여성인권 탄압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대부분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은 탈레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아프간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아프간에서의 일대일로 사업 확대와 핵심 광물 등에 대한 투자 준비를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신임장 제정식에는 카리미 대사와 가나스기 겐지 신임 주중일본대사, 파울로 리아비킨 우크라이나 대사를 비롯해 호주, 이란, 이탈리아, 스웨덴, 말레이시아, 폴란드 등 42개국 신임 대사들이 참여했다.
시 주석은 대사들 앞에서 한 연설을 통해 추진 중인 ‘중국식 현대화’에 대해 “세계적으로는 더 넓은 시장과 전례없는 발전의 기회가 되고 각국의 현대화에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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