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주관 부서 의견 검토한 뒤 재심의 계획
거제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촉구 결의대회 |
(거제=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경남 거제지역에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치가 무산되자 노동계가 "역사 정의를 실현하자"며 거제시에 건립 허가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는 31일 거제시청 앞에서 '거제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상 건립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거제시는 역사 정의 실현을 위한 노동자 민중의 노력을 막지 말고 하루빨리 건립을 허가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노동계와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박종우 거제시장과 거제시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추진한다면 반대하지 않고 협조하겠다'고 한 약속을 믿고 그동안 기다렸다"며 "하지만 돌아온 것은 철저한 기만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제는 일제강점기 수탈 거점으로 많은 청년이 일본과 타국으로 강제로 끌려갔던 곳"이라며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후대에 전하는 것은 우리의 과제이며 노동자상은 이러한 뜻을 담은 역사의 상징인 만큼 반드시 건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원회(추진위)는 지난해 5월부터 범시민 모금 운동을 통해 3천700만원을 모아 노동자상 제작을 마쳤다.
설치 장소를 거제문화예술회관 내 평화의 소녀상 옆으로 정해 시 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거제시 공공 조형물 건립 심의위원회가 추진위 측이 낸 조형물 설치 신청을 부결하면서 무산됐다.
주민 반대가 많고 노동자상이 설치 예정지인 문화예술회관의 목적과도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추진위는 지난 10일 시에 노동자상 설치 재심의를 요청했다.
시는 재심의 요청이 들어온 만큼 관련 절차에 따라 심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주관 부서에서 아직 재심의 요청 건에 대한 의견 등을 검토 중이다"며 "이 의견을 받아 심의위원회를 연 뒤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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