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게임 아이템 확률공개 의무화하고 먹튀 운영 방지"
공정위 "게임에도 동의의결제"…게임 관련 사기 신속 수사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 논의 내용 설명하는 전병극 문제부 1차관 |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김주환 기자 = 정부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가진 게임물등급분류 권한을 글로벌 스탠더드(국제 표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민간에 이양한다.
게임 이용자 권익 향상을 위해 온라인·모바일 게임 표준약관을 보완하고, 소비자가 게임사로부터 피해를 봤을 때 신속한 구제가 가능하도록 전자상거래법 개정이 추진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0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게임이용자 권익을 높이는 생태계 조성 정책을 공개했다.
'상생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 방안 발표듣는 윤석열 대통령 |
◇ '글로벌 스탠더드' 맞게 게임물등급분류 완전 자율화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게임물은 게임위 또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반면 미국·일본·영국·프랑스 등 주요 게임 강국은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 심의기구 또는 앱 마켓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게임물 심의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문체부는 게임물 등급 분류를 단계적으로 민간에 이관하기로 하고, 첫 단계로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GCRB)에 모바일 게임 심의 업무를 추가로 위탁한다.
게임물 등급분류 제도 개편 로드맵 |
이어 2단계로 게임산업법 개정을 통해 GCRB가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물을 심의할 수 있도록 해 민간 심의를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게임물 등급 분류를 완전히 자율화한다.
3단계까지 게임물등급분류 자율화가 이뤄지고 나면, 게임위는 사후관리 업무와 일부 아케이드 게임·심의만 담당하는 기관으로 기능이 대폭 축소된다.
다만 웹보드·소셜카지노 게임 등 사행성 모사 게임, 아케이드 게임은 자율화 대상에서 빠져 게임위의 등급 분류 대상으로 둘 방침이다.
'상생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 민생토론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 |
◇ 게임 '먹튀' 운영 표준약관 개정으로 막는다
문체부는 오는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의무화됨에 따라 게임위에 24명 규모의 '확률형 아이템 모니터링단'을 설치해 확률 정보 모니터링과 1차 검증 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공정위는 게임 이용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온라인·모바일 게임 표준약관을 보완하기로 했다.
게임 출시 후 조기에 서비스를 중단하는 소위 '먹튀' 운영을 막고자 중단 최소 30일 전에 환불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고, 게임사 표준약관에 확률형 아이템 관련 표시 의무를 명기할 방침이다.
또 전자상거래법상에 '동의의결제'를 도입, 게임사의 소비자 기만행위로 발생한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도록 했다.
동의의결제는 사업자가 스스로 시정 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를 인정할 경우, 행위의 위법성을 따지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시키는 제도다.
윤석열 대통령, '상생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 민생 토론 발언 |
박세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전날 사전 브리핑에서 "게임사가 이용자들과 소통해 피해보상 안을 가지고 오면 공정위가 심의해 의결하게 된다"며 "재판으로 가면 몇 년씩 걸릴 사안을 몇 달 만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체부와 공정위는 추가 입법을 통해 국내에 주소나 영업장이 없는 해외 게임사에 대해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를 부여하고, 자체 등급 분류사업자와 협업해 법 미준수 게임물의 유통 금지를 추진할 방침이다.
전 차관은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와 관련해 "전자상거래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현실적으로 (제도 도입 전까지) 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모니터링을 통해 소비자의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경찰청은 전국 150개 경찰서에 200명 안팎의 게임 사기 전담 수사관을 지정해 신속한 수사 여건을 조성하고, 경찰이 제시한 압수수색영장에 대한 게임사의 회신 기간을 기존 30일 이상에서 1주일 내로 단축할 방침이다.
전 차관은 "정부는 이용자 보호만큼이나 게임산업 육성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논의 중인 게임산업 진흥 방안은 3월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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