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반발에…이 전 의원 “급할 필요 없어” 고심
2019년 4월23일 당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러브콜’을 받은 이언주 전 의원 복당을 두고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만만찮은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의 과거 이력을 문제 삼는 친문과 당원들의 반발이 이어지며 당 지도부가 이 전 의원 복당에 신중론으로 돌아선 분위기다.
앞서 이 대표 측은 지난 23일 이 전 의원 복당 논의가 처음 보도됐을 당시 이 전 의원 복당이 이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당내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지자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친문 주류에 반발해 탈당 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등은 행정경험도 없는 최순실보다 못하냐”고 발언하는 등 문 정부와 줄곧 각을 세웠던 행보와 이 대표를 ‘연산군’ 등에 비유한 이 전 의원 발언이 재조명되며 계파 불문하고 거센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친명 성향의 강성 당원들도 이 전 의원의 행적을 문제 삼으며 반발하고 있다. 지도부 일부는 이 전 의원 복당에 반대하는 강성당원들의 문자폭탄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민주당 저격수였던 이 전 의원에 직접 복당 제안을 한 게 모순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최재성 전 수석은 CBS 라디오에서 “당에 실익도 없고 중도 확장이 되는 것도 아닌데 당 대표가 직접 탈당한 사람을 복당하라고 요청을 하는 것도 웃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문계인 송갑석 의원도 “이언주 같은 분이 당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지지자들이나 국민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납득이 안 된다”며 “윤석열만 반대하면 모두가 우리 편인가”라고 거들었다.
당내 갈등이 이어지자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전 의원을 향해 “복당 진정성을 먼저 입증하라”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총선 험지 출마나 불출마 선언 등 ‘선당후사’의 자세를 보여달란 주문이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CBS라디오에서 “당에 어떤 식으로 기여할 건지, 자기의 정치적 어떤 이유 때문에 탈당하고 복당하는 게 아니라 정말 윤석열 정부의 퇴행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진정성을 보이는 그런 모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당 조건으로 불출마 요구까지 나오자 이 전 의원도 “급할 필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홍 원내대표의 ‘선당후사’ 발언이 나온 같은 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조급할 필요는 없지 않나”라며 “고민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늦어도 설 연휴 전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