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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봉쇄할것” vs “軍 1만5천명 투입”…프랑스에 전쟁났나, 무슨 일

매일경제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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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봉쇄할것” vs “軍 1만5천명 투입”…프랑스에 전쟁났나,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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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보조금 삭감 등 강력 반발
정부 “보안군 투입” 강력 대응
시위대 파리 도심 진입 억제


‘농민시위 지지’ 환경단체, 모나리자에 테러 28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환경단체 ‘리포스테 알리멘테르(Riposte Alimentaire·식량 대응)’ 소속 활동가 두 명이 농민 시위를 지지하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에 호박 수프를 뿌렸다. 모나리자는 1956년 볼리비아 남성이 던진 돌에 훼손 당한 이후 방탄유리로 덮여 있어 손상되지 않았다. [AFP = 연합뉴스]

‘농민시위 지지’ 환경단체, 모나리자에 테러 28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환경단체 ‘리포스테 알리멘테르(Riposte Alimentaire·식량 대응)’ 소속 활동가 두 명이 농민 시위를 지지하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에 호박 수프를 뿌렸다. 모나리자는 1956년 볼리비아 남성이 던진 돌에 훼손 당한 이후 방탄유리로 덮여 있어 손상되지 않았다. [AFP = 연합뉴스]


정부의 농업 정책에 반발해 트랙터 시위에 나선 프랑스 농민들이 ‘파리 봉쇄’를 선언했다. 프랑스 정부는 농업 노조와 협상을 지속하면서도 주요 지역에는 보안군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24,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전국농민연맹(FNSEA)와 젊은농부들(Jeunes Agricultureers)은 29일 오후 2시부터 파리로 향하는 주요 간선도로를 무기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호응해 프랑스 남서부 지역 농민들은 트랙터를 몰고 파리 근교 렁지스에 있는 도매 시장을 봉쇄하기로 했다. 렁지스 시장은 프랑스 최대의 식품 도매시장으로, 파리와 인근 지역의 핵심적인 공급망이다.

두 노조가 도시를 완벽하게 봉쇄할 수는 없지만, 파리로 통하는 주요 채널들을 폐쇄할 수는 있어 타격이 예상된다. FNSEA와 젊은 농부들은 프랑스의 양대 농업 노조다. 현재 노조원 수는 각각 21만2000명, 5만5000명이다. 프랑스 전체 농민의 37.7%가 두 노조 소속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아리츠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프랑스 내 트랙터는 3만4865대에 달한다.

프랑스 북부에 있는 파리에서 남부와 스페인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인 A7이 농민들에 의해 점거됐다. 이외에도 파리에 연결된 수십 개 도로가 트랙터 또는 커다란 농산물 상자, 건초더미, 농업 폐기물로 막혀 있다.

프랑스 정부는 주요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에 대해서는 경찰력을 동원해 운영을 정상화할 방침이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보안군을 투입해 렁지스 도매시장과 파리공항 봉쇄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작전에 투입되는 경찰 인원은 1만5000명이다. 프랑스 당국은 농민들의 파리 진입 역시 억제하고 있다.


정부는 노조와 협상도 계속하고 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이날 프랑스 남서부 지역 농가를 방문해 농민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이해한다고 언급한 후 “다른 나라들과의 불공정 경쟁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항의시위가 2주 동안 계속되자 프랑스 정부는 기존 농업 정책을 수정했다. 우선 농민들의 주요 불만이었던 비(非)도로용 경유 면세의 단계적 폐지를 백지화했다. 또 유럽연합(EU)의 농가 보조금 지원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EU에 조건 단순화를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루소 FNSEA 대표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탈 총리가 노조의 122가지 요구사항 중 일부만 해결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항의시위에 동참하는 일부 운동가들은 28일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모나리자’에 빨간색과 노란색 수프를 던지기도 했다. 시위대는 모나리자 앞에서 “예술과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량에 대한 권리 중 뭐가 더 중요하느냐”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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