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들이 적금통장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
“장병내일준비적금과 봉급이 오른 걸 생각하면 전역까지 1천만원 이상 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육군 1101공병단 길아무개 일병)
“지금은 매달 40만원씩 저축하긴 빠듯하지만, 상병 때부터는 매달 80만원씩 모아서 1천만원을 달성할 겁니다.”(육군 2포병 여단 최아무개 일병)
올해부터 병사 봉급이 병장 기준 월 125만원으로 오른 가운데 병사들이 군 생활 동안 1천만원 이상 목돈 마련을 계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병사들은 이렇게 모은 돈으로 전역 후 여행을 가장 하고 싶어했다.
국방홍보원이 발행하는 국방일보는 이달 13~16일 501명의 현역 병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결과 이런 답변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군 생활 저축 목표액’을 묻는 질문에 설문에 참여한 병사 중 313명(62.5%)은 1천만~2천만원이라고 답했다. 이어 500만~1천만원이 82명(16.4%), 300만~500만원이 53명(10.6%)이었다.
국방홍보원 관계자는 “2019년에도 병사 399명을 대상으로 같은 내용을 조사했는데, 당시 351만~400만원을 모으겠다는 병사가 73명(18.3%)으로 가장 많았고 451만~500만원이 54명(13.5%)으로 뒤를 이었다. 5년 새 병사들의 저축 목표액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병사들의 저축 목표액이 늘어난 것은 병사 봉급 인상과 맞물려 있다. 올해 병 한달 봉급은 이병 64만원, 일병 80만원, 상병 100만원, 병장 125만원으로 2019년(이병 30만6100원, 일병 33만1300원, 상병 36만6200원, 병장 40만 5700원)의 배 이상 늘었다. 지난 2006년 국방일보는 이등병 시절부터 모은 봉급 전액을 기부한 병사의 미담 기사를 보도했는데, 당시 병사가 기부한 금액은 110만원이었다. 18년 전 복무한 병사의 경우 군대 생활 전체 월급이 현재 병장 한달 월급보다 적었던 것이다.
육군 병사들이 전역을 축하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
병사들이 군 생활 동안 돈을 모아 전역 후에 하고 싶은 일로는 여행이 164명(32.7%)으로 가장 많았다. 병사들은 한정된 부대 울타리 안에서 24시간 생활하는 병사들의 상황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학비에 보태겠다는 답변이 57명(11.4%)으로 2위였으며, 쇼핑(53명·10.6%)이 3위였다. 병사들은 사고 싶은 물건으로 노트북·피시·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주로 꼽았고, 중고차 등 자동차 구매를 꼽는 병사도 많았다. 다음으로 독립 자금(42명·8.4%), 가족선물(37명·7.4%), 자기계발(35명·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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