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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내 관상이 이리상? 실제 늑대 모습 참고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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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내 관상이 이리상? 실제 늑대 모습 참고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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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곽혜미 기자)

(사진=곽혜미 기자)


“‘수양대군’으로 선과 악 동시에 보여주고 싶었다”

한없이 따뜻하고 부드러울 것만 같은 이정재가 영화 ‘하녀’를 시작으로 ‘도둑들’, ‘신세계’에서 남성미를 드러내더니 ‘관상’에서 무르익었다. 전작 ‘신세계’에서 절제를 했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에너지를 제대로 분출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촬영 전에도, 촬영 중에도 ‘이정재표 수양대군’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애썼음을 털어놨다.

◇ 이정재표 수양대군..“기존보다 조금 더 복잡한 캐릭터”

서인석, 임동진, 김영철 등의 중년배우들이 ‘수양대군’을 이미 표현했던 가운데 이정재가 ‘관상’을 통해 자신만의 ‘수양대군’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기존 ‘수양대군’들보다 젊을뿐더러 선한 인상을 가진 만큼 그가 연기한 ‘수양대군’이 어떻게 그려졌을지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신세계’를 촬영할 때 한재림 감독으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았다는 이정재는 “캐릭터가 워낙 강하다 보니깐 ‘나 같이 생긴 사람한테 왜 들어왔지?’, ‘남성미가 물씬 나는 배우가 하면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등 고민이 됐다”고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은 ‘하녀’에서 분했던 주인남자 ‘훈’의 귀티나면서도 천박한 근성이 있는 면모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며 “‘수양대군’은 ‘관상’에서 정확한 컬러를 내는 매력적 캐릭터라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공개했다.

특히 이정재는 ‘수양대군’을 악인이면서도, 조카 단종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복합적 내면을 보여주면서 차별을 두고 싶었다고.


시나리오에 ‘수양대군’이 악인으로만 표현되어 있었다면, 출연을 망설였을 것이라던 그는 “‘수양대군’은 선과 악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아주 멋진 캐릭터다. 그런데 러닝타임으로 인해 조카를 향한 애틋함으로 갈등하는 부분들은 다 빠져서 아쉽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강렬한 첫 등장..“압도적 연출과 힘뺀 연기의 조화”

‘관상’은 이정재가 모습을 나타낼 때부터, 후반부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그의 등장이 꽤 강렬하다.


(사진=곽혜미 기자)

(사진=곽혜미 기자)


‘수양대군’의 등장신에 대해 한재림 감독과 오랜 시간 머리를 맞댔다는 이정재는 “감독님이 공을 들인 게 화면을 보면 알 수 있다. 개, 멧돼지 등의 소품은 물론 계단을 조금씩 오른다는 설정, 음악에 이르기까지 심리적 긴장감을 잘 표현했다”고 하나하나 짚으며 칭찬했다.

그 스스로도 연출 못지않게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는 등장을 위해 눈빛, 표정 등 섬세하게 신경 썼단다.

하지만 그저 무시무시하게 보이기는 싫었다는 이정재는 “‘나 너무 무섭죠?’라고 대놓고 말하고 싶진 않았다. 마침 김종서(백윤식 분)를 보니깐 살짝 짜증이 나면서도, 짜증을 들키면 한 수 진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처럼 힘 뺀 연기가 압도적 연출과 조화를 이룬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극중 그는 김종서 역의 백윤식과 팽팽한 기 싸움을 펼친다. 백윤식이 대선배지만, 결코 밀리고 싶지 않았다고.

그때를 찬찬히 곱씹던 이정재는 “백윤식 선생님이 깊이 있고 파워풀한 에너지를 쏟는 배우인 만큼 영화 속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아야 재밌는 구도가 될 것 같았다”며 “그저 버티기만 하면 재미없으니, 여유를 부리면서 나가고자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 역모상이자 이리상..“실제 늑대 모습 참고하면서 발성 중요시”

‘관상’이라는 제목답게 영화의 캐릭터들은 각자의 관상으로 표현된다. 송강호는 구렁이상, 백윤식은 호랑이상, 조정석은 너구리상, 이종석은 황새상, 김혜수는 고양이상이라면 이정재는 ‘이리상’이다.

‘신세계’와는 확실히 대비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하던 그는 “관객들이 에너지를 막 분출하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과 달리 난 개인적으로 그런 걸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수양대군’을 절제시키면 재미없으니깐 마음껏 분출했다”고 설명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사진=곽혜미 기자)


이내 이정재는 ‘식물 같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리였네’라는 평이 나올 듯하다고 호탕하게 웃더니 “‘이리상’에 부합하기 위해서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담은 늑대의 잔악한 모습을 참고로 했다. 자꾸 보면 자연스레 따라하게 되고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실제 늑대의 모습을 공부한 것만큼이나 발성도 중요히 여겼단다. 그런 노력 때문일까. ‘관상’에서는 그간 접해보지 못한 이정재의 위엄 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관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발성이었다는 이정재는 “발성이 위협적으로 보여 지면, 표정을 위협적으로 안 지어도 되면서 연기가 훨씬 세련되게 보일 것 같았다”고 이유를 늘어놓았다.

더불어 “촬영 두 시간 전부터 발성 단계에 따라 목을 풀었다. 그러면 촬영장에서 훨씬 수월하게 나온다”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알렸다.

마지막으로 이정재는 “추석이라는 시즌과 ‘관상’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지 않냐. ‘도둑들’, ‘신세계’에 이어 큰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고 ‘관상’에 대한 애정을 뽐냈다.

한편 이정재가 권력을 향한 욕망을 감추지 않는, 카리스마 넘치는 ‘수양대군’으로 변신한 ‘관상’은 11일 개봉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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