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 의결할 듯...尹 취임 후 9번째
野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유가족, 대통령실까지 오체투지
지난 22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국무회의를 앞두고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의 즉각 공포를 위한 1만5900배에 돌입했다. /10.29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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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오는 30일 '이태원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윤 대통령의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며 다시 거리에 나섰다.
이날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3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을 의결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앞서 거부권 행사와 마찬가지로 의결 후 곧장 이를 재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본회의 통과 직후 여야 합의 없이 일방 강행처리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한 바 있다.
이태원참사 특별법은 지난 9일 국민의힘의 표결 불참 속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9일 정부로 이송됐다. 국민의힘은 특별법이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식에 반발했다. 특조위원 11명 중 국민의힘이 4명, 민주당이 4명, 국회의장이 관련 단체와 협의해 3명을 각각 추천하도록 했는데 현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 출신이기 때문이다. 또 불송치됐거나 수사가 중지된 사건 기록을 특조위가 열람할 수 있게 한 조항도 독소조항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상태다.
거부권이 행사되면 윤 대통령 취임 1년 8개월 만에 9번째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가장 많은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이 된다. 윤 대통령은 앞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은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 절차를 거친다. 국회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국민의힘이 3분의 1 이상인 113석을 가지고 있어 법안은 폐기될 전망이다. 다만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나오는 만큼 정부는 거부권 행사와 별개로 이태원참사 희생자 및 유가족에 대한 배상·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미 윤 대통령은 배우자의 범죄와 비리 의혹을 비호하기 위해 '김건희 특검법'을 거부했다. 일국의 대통령이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그런데도 또다시 국민 159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다면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 안전을 지키는 데 실패한 정권이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마저 막는다"며 "오로지 자기 가족과 측근만을 위할 뿐 국민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무책임으로 일관하던 윤석열 정권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진상규명마저 거부한다면 국민의 분노는 정권을 향해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등은 29일 법안 수용을 촉구하며 삼보일배와 오체투지를 시작한다. 이날 서울광장에 마련된 희생자 분향소에서는 유가족과 시민 100여 명이 함께 희생자 159명을 기리며 1만5900배를 올렸다. 전날(27일)에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도 특별법 공포 촉구 대회를 열었다. 유가족들은 시민단체 등과 함께 특별법이 발의된 지난해 4월 20일부터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 9일까지 265일 동안 거리 투쟁에 매진해 왔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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