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재의요구권' 상정 예정
여론 역풍에 별도 지원책 마련도
의결 못하면 내달 4일까지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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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 법안(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놓고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이 이미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데다 ‘여야 합의 없이 일방 통과’ 등 그동안 거부권 행사 시 내걸었던 조건에도 부합해 거부권 행사 방침은 잡혔지만 여론의 역풍을 고려해 최적의 시점에 별도 지원책 등을 함께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8일 정치권 및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재의 요구 건의안을 30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건의안이 30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논의되지 못하거나 결론이 미뤄질 경우에는 주중에 임시 국무회의를 개최한 후 윤 대통령에 재가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보다는 한덕수 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거부권 요구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뒤 19일 법제처로 이송돼 다음 달 4일까지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여당은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바 있다.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을 의결하고 윤 대통령이 수용해 재가하면 국회로 넘어가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한 직후 거부권 행사 방침을 천명했던 ‘쌍특검법’ 당시와 달리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 법안을 섣불리 국회로 돌려보내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큰 참사였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네 차례에 걸쳐 8건의 법안에 거부권을 이미 행사한 데다 최근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 확산되며 당정 간 갈등도 노출돼 정무적 부담이 더해진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에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그동안 제시해온 거부권 행사의 조건에 부합한다고 판단했지만 “여론을 청취하겠다”며 결정을 유보해왔다. 대통령실은 거부권을 최종 행사하게 되면 소관 부처인 행정안전부 등이 희생자 및 유가족을 위한 별도 지원책을 함께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추가 보상을 해드리거나 피해자 단체가 원하는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 등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지닌 일부 문제점을 부각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희생자 및 유가족에게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위로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등 피해자 단체들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특별법 통과 촉구 159배’를 하는 등 거부권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반발을 무마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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