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5급 사무관 A씨가 지난해 자녀의 초등학교 담임교사에게 보낸 편지.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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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담임교사에게 자녀가 ‘왕의 DNA’를 가졌다는 내용의 문서를 보내는 등 '갑질' 의혹으로 논란이 된 교육부 공무원에 대한 징계가 몇달이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교육부 A사무관의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에 대해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작성해 25일쯤 경찰에 탄원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공무원인 A사무관은 자녀의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교체된 담임교사에게는 공직자 통합 메일로 “이전 담임교사가 내 아동학대 신고로 바뀌었다”는 내용을 알려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더욱이 A사무관이 새로 온 담임교사에게 보낸 메일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A사무관은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말해도 알아듣는다”거나 “하지 마, 안 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 “또래와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 달라”, “칭찬은 과장해서, 사과는 자주, 진지하게 해달라”, “인사를 두 손을 모으고 고개 숙여 하게 강요하지 않도록 해달라” 등 아홉가지 조항을 공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지난해 8월 논란이 불거지자 A사무관을 직위해제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품위 유지 위반으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징계 의결을 요구한 지 5개월이 되도록 중앙징계위는 아직 A사무관에 대한 징계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이와 관련, A사무관은 해당 표현이 아동 치료기관 자료의 일부이며 자녀의 담임교사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직장과 직급을 내세워 압박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기관에서 준 자료를 전달한 것이 선생님께 상처가 됐을 것까지 생각하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실제로 문제의 ‘왕의 DNA’ 표현의 출처로 지목된 민간연구소는 “‘왕의 DNA’라는 표현은 자신이 학부모를 격려하기 위해 만든 단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DHD 판정을 받은 아이들을 ‘극우뇌’형으로 분류하며 ‘왕자 또는 공주 호칭을 사용해 우월한 존재임을 확인시켜주기’ 등의 교육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A사무관의 아동학대 신고로 교체됐던 교사는 경찰에 A사무관을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로 고소한 상태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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