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과 광주5·18 기념물에 낙서…경찰, 수사 나서

서귀포시청 쉼터 조형물에 구두약으로 'X'자 그려

제주 서귀포시청 내에 조성된 제주4·3과 광주 5·18을 함께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은 조형물에 'X' 자 낙서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낙서가 된 ‘사월걸상아트월’ 조형물. 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청 내에 만들어진 제주4·3과 광주 5·18을 함께 기리는 의미를 담은 조형물에 'X' 자 낙서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서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귀포시청 1청사 동쪽 시민쉼터에 조성된 ‘사월걸상아트월’ 조형물이 훼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조형물과 맞은편 기둥에 설치된 ‘하영올레 안내판’에 검은색 'X' 자 낙서 여러 개가 그려져 있었고 현장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구두 약통이 발견됐다. 해당 조형물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19일 새벽 한 남성이 이런 범행을 저지른 모습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CCTV 등을 바탕으로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사월걸상아트월에는 제주4·3의 상징인 동백꽃과 5·18을 상징하는 촛불행진 여인 모양의 도자기가 부착돼 있다. 지난해 5월 ‘제주의 사월과 광주의 오월을 기억하고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담아 ‘사월걸상’과 ‘오월걸상’이 함께 만들어졌다. 서귀포시는 현재 낙서된 부분을 하얀 천으로 가려놨으며, 경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시설물을 복구할 예정이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