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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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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북 콘서트와 유영하의 출마’… 이번에도 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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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다음달 5일 대구에서 회고록 관련 북 콘서트를 개최한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번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박 전 대통령 공개 행보를 바라보는 국민의힘 시선은 달갑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번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과 중도층에선 탄핵정국의 악몽이 다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의 등장은 과연 국민의힘에 득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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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23년 4월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아 통일대불 앞에서 큰스님의 덕담을 들으며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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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구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유 변호사는 국민의힘 대구시당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분열한 보수를 하나로 만들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묵묵히 노력했고 그 결실도 봤다”면서 “이제 홀가분하게 대구의 부활을 위해 대구 달서갑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 달서구갑은 앞으로 대구 정치의 중심이자 저의 정치 여정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자존감 높은 정치를 해 달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답하겠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2022년 수성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대구시장 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 달서구갑에 출마하는 등 대구에서 지역을 옮겨 다니며 출마한 것과 관련해 “‘대구가 그렇게 만만한가’라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렇게 생각이 충분히 일리가 있다. 다만 달성군이나 서구, 중구남구 등 여러 지역에서 출마 요청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달서구갑을 선택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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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22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대구 달서갑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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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널리 알려진 유 변호사는 사실 총선에 4번 도전한 정치인이다. 유 변호사는 경기 군포에서 17·18·19대 총선에 연속 출마했으나 모두 낙선했다. 20대 총선에서는 서울 송파을에서 경선 없이 단수 추천해 공천을 받았으나,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공천 결과에 반발해 당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향한 이른바 ‘옥새 파동’이 일어 출마가 무산됐다. 2022년 4월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으나 경선에서 탈락했고, 5월에는 홍준표 대구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공천을 신청했지만 역시 탈락했다.

박 전 대통령측은 앞서 2월 5일 오후 대구 한 호텔에서 자신이 집필한 회고록 북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행사에 앞서 300여명에게 북 콘서트 일정을 공지하고 참석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 측에 전달된 참석 인원은 500여명으로 알려졌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전 대통령이 총선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행사를 개최하면서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정치적 친박은 없다”는 메시지로 옛 친박계 인사들과의 연대에 선을 그은 박 전 대통령이지만 유 변호사만큼은 다르다는 게 지역 정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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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 관저에서 오찬을 함께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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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는 등 유 변호사만큼은 특별히 챙겨왔다. 대구지역 한 현역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과는 교류가 없지만 유 변호사는 다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애정이 여전히 이번 총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며 “정치적 메시지를 내진 않으시겠지만 총선을 70여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북콘서트를 여는 만큼 다양한 정치적 함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 변호사가 출마에 나선 대구 달서갑은 박 전 대통령의 지지세가 여전히 강한 곳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소속 박종근 의원이 당선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북 콘서트 시기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국민의힘은 오는 29일부터 2월3일까지 후보자 접수를 진행하는데, 후보 접수 이틀 뒤 북콘서트가 열린다. 즉 당은 시스템공천, 경선을 통한 공천을 강조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공천 심사, 경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 지원에 나서는 형국이다.

논란을 의식한 듯 유 변호사는 출마 선언 당일 “제 선거 유세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북콘서트 날짜를 그날로 잡았다는 것은 정치공학적 시각”이라며 “출판기념회 일정과 관련된 결정은 출판사의 요청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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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택흥 더불어민주당 대구 달서구갑지역위원장이 지난 2023년 12월 19일 대구 중구 삼덕동 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대구 달서갑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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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선 반발의 목소리도 나온다. 같은 날 권택흥 더불어민주당 달서구갑 총선 예비후보는 성명을 통해 “피선거권을 가진 국민의 출마야 헌법상 권리지만 그의 출마 소식에 대구 시민들 특히 달서갑 주민들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며 “오직 ‘박근혜 팔이’로 아무 연고도 없는 달서갑 지역에 출마하겠다는 건 주권자를 모독하는 심판의 대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속내는 복잡하다.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국민의 감정이 식지 않은 상황에서 당 차원에선 득보다 실이 큰 총선 카드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경북 지역 한 현역의원은 “차기 총선 승부처가 중도층과 수도권인 상황에서 친박계와 국정농단이란 키워드를 소환될 경우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TK(대구경북)지역 총선 경선 과정이 친윤계를 자처하는 현역 의원들과 친박계 간의 갈등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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