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서울경찰청이 19일 불구속 기소됐다. 오랜 고민 끝에 참사 발생 447일 만에 서울서부지검이 결론을 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11월 사고가 일어났던 골목 옆에 위치한 해밀톤 호텔 일부 /박헌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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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검찰이 19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 최고 책임자가 재판을 받게 됐다. 참사 발생 447일 만에 사실상 처음으로 윗선에 책임을 묻게 된 것이다.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이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 청장의 향후 재판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1년2개월여 끌다 수심위 권고에 끝내 기소
이태원 참사는 지난 2022년 10월29일 발생했다. 당시 핼러윈 축제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왼쪽 골목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최종적으로 158명이 숨지고 196명이 다쳤다. 심적 고통을 호소하던 10대 생존자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참사 희생자로 인정되면서 사망자는 총 159명으로 늘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11월 수사를 본격화했다. 해밀톤호텔 대표 등 관련자들이 다수 입건됐고, 경찰 관계자들도 수사 대상으로 지목됐다. 같은 해 12월1일 특수본은 김 청장을 입건했다.
특수본은 김 청장이 참사 이전 대규모 인파가 몰릴 수 있다는 보고 등을 통해 사전에 사고 위험을 충분히 예측하고도 적절한 관리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보고 이듬해 1월13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은 같은 달 18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김 청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4월1일과 5일에는 김 청장을 소환 조사했다. 그러나 앞서 1월 재판에 넘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과는 달리 쉽사리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처음 사건을 맡았던 수사팀은 기소 의견이었으나 교체된 수사팀이 지난해 말 불기소 의견을 대검찰청에 냈다고 알려지면서 검찰 내부에서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장고 끝에 19일 김 청장을 기소한 검찰에 "기소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10월31일 사고가 일어났던 골목 일부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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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내지 못한 검찰은 해가 바뀐 지난 4일 직권으로 김 청장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 회부했다. 수심위는 지난 15일 참사에 대한 적절한 안전대책을 구축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 김 청장을 기소할 것을 권고했다. 심의위원 15명 중 공소제기 의견 9명, 불기소 의견 6명으로 의결했다.
수심위 권고를 검토한 서울서부지검은 결국 19일 김 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청장은 핼러윈 축제 당시 대규모 인파 운집으로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을 예견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158명을 숨지게 하고, 31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청장이 당시 적절한 경찰력을 배치하지 않고 지휘·감독도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 재판 쟁점은 사고 예측 가능성 여부
향후 김 청장의 재판에서는 사고 예측 가능성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무상 과실이 사상자를 발생시켰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기소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골목에 사람이 몰릴 것을 서울경찰청장이 예측할 수 있었냐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 변호사는 "과실이 인정되려면 알거나 알 수 있어야 했다"면서 "과연 서울경찰청장이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서 인파 운집으로 사망사고가 일어날 것을 알 수 있었겠냐는 문제가 있다"고 부연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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