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당선인은 차이잉원 총통보다 더 대만 독립 주창
당선 직후 美 대표단 만나 '세계의 대만' 강조
중국 자극, 美도 약속은 바위처럼 단단하다 화답
양안과 미중 간의 긴장 국면이 예사롭지 않다. 거의 현실이 되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이 자랑하는 항공모함 산둥(山東)함이 지난해처럼 대만해협 부근에서 대만을 위협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대만의 제16대 총통 선거가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과 라이칭더(賴淸德) 당선인의 승리로 끝나자마자 바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과 미·중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최악의 경우 대만해협 부근에서 국지전에 버금 가는 무력 대치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단정적 전망이 괜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무엇보다 라이 당선인의 정치적 성향을 살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보다 더 반중적인 골수 친미파라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게다가 러닝메이트인 샤오메이친(蕭美琴) 부총통 당선인 역시 중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대만 독립' 신봉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이 상황을 수수방관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의 민관(民官)에서는 벌써 극단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16일 발행된 당 이론지 '추스(求是)'에 기고한 글에서 "대만의 분리 및 독립주의 활동에 반대한다. 조국과의 완전한 통일을 촉진하자"라고 주장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굳이 선거 결과에 대한 언론과 14억명 중국인들의 격앙된 반응을 소개할 필요도 없다고 해야 한다.
라이 당선인이 15일 마치 기다렸다는 듯 대만으로 달려간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 등의 미국 비공식 대표단과 만난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중국의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라이 당선인이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에게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원한다"고 발언한 사실을 더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전날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이 "대만 독립 추진은 죽음의 길"이라는 강경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미국 대표단이 라이 당선인에게 "(대만 방위의) 약속은 바위처럼 단단하다"면서 중국의 심기를 긁은 것도 예사롭지 않다. 마치 중국이 듣고 도발을 하라는 비아냥성 권고로 들린다고 해도 좋다. 여차 하면 혹시 발발할지 모르는 양안 충돌에 즉각 개입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현재 중국은 대만해협 주변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전함과 전투기를 동원한 무력 시위를 계속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과 미국 역시 즉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라이 총통이 정식 취임하는 5월 20일까지는 그럴 수밖에 없다고도 해야 한다. 양안과 미중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이제 현실이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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