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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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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지는 야권, 3지대로 탈당 러시···빅텐트 성립은 ‘낙준연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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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정의당서 총 14명 탈당 선언

‘제3지대 통합 신당’이 최종 종착지

‘낙준연대’가 정당의 성패 기준될 듯

경향신문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5일 정의당 탈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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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 15일 제3지대를 향한 탈당 러시가 이어졌다. 민주당에선 신경민·최운열 전 의원 등이, 정의당에선 류호정 의원과 박원석 전 의원 등이 탈당을 선언했다. 러시의 방향은 현재로선 각기 다르지만 종착지는 제3지대 통합 신당이다. 제3지대 신당의 성공 여부는 결국 이준석 전 국민의힘 세력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세력의 이른바 ‘낙준연대’ 결성에 달린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에서는 이날 전직 의원 2명과 전직 지방자치단체장 3명이 ‘이낙연 신당’ 행을 선언했다. 신·최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탈당을 선언했다. 신 전 의원은 “양당 과점은 여기저기에서 그리고 수시로 실망과 절망을 주고 있다”고 했고, 최 전 의원은 “국민은 이미 현재의 거대 양당에 절망하고 희망을 버린 지 오래”라고 밝혔다. 최성 전 고양시장, 장덕천 전 부천시장, 이근규 전 제천시장도 기자회견에 함께했다. 5명의 전직 의원·지자체장은 이낙연 전 대표가 추진하는 새로운미래(가칭)에 합류한다. 앞서 지난달 27일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민주당을 탈당한 뒤 새로운미래 창당 작업을 하고 있다.

류 의원과 박 전 의원 등 9명의 정의당 전·현직 당직자들이 이날 당을 떠났다. 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당이 다시 ‘민주당 2중대’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해 만든 ‘새로운선택’ 합류를 선언했다. 류 의원은 정의당 1번 비례대표였다. 류 의원은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류 의원이 국회의원 임기 만료 120일 전인 오는 30일까지 탈당 작업을 완료하면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비례대표직을 승계한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정의당은 비례1번 국회의원의 탈당에 대하여 시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의당이 다음 총선에서 보다 우일신한 모습으로 시민 여러분께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 등 이날 탈당을 선언한 ‘대안정치행동 공동제안자’(박원석·권태홍·배복주·박웅두·이헌석·장상화·양범진·조윤민·오현주) 9명 중 7명은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원칙과 상식’ 모임이 주도해 만든 ‘미래대연합’(가칭)으로 합류할 계획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이제 우리는 함께 사는 미래로 가는 대안정당의 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이미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다.

제3지대를 향한 야당 소속 정치인들의 이탈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현역 의원의 이동은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3인이 미래대연합 창당에 나선 것이 현재로선 전부다. 제3지대에서 창당을 했거나 창당을 준비 중인 5개의 정당 중 현역 의원이 있는 정당은 미래대연합과 민주당을 탈당한 양향자 의원이 대표인 한국의희망뿐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에게 “공천 결과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야 현역 의원들이 이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설 전까지 물갈이 과정이 진행될 텐데 그때서야 이탈이 시작될 것”이라며 “하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은 상처가 많이 나 있는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제 3지대 세력 흐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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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정당의 성패는 텐트의 크기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5개의 제3지대 정당이 얼마나 ‘헤쳐모여’를 잘 해내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여권 대표격인 이준석 전 대표와 야권 대표격인 이낙연 전 대표가 ‘낙준연대’를 성사시킬 수 있느냐는 결정적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벌써부터 힘싸움이 감지돼 난관도 예상된다.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는 각각 이낙연 전 대표의 역할론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래대연합은 이낙연 전 대표가 전면에 서면 빅텐트를 완성하기 어렵다고 본다.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창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3지대는 누구의 신당이 될 수 없고 어떤 가치의 신당이 돼야 한다. 누구의 신당을 표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에 새로운미래는 이낙연 전 대표를 중심으로 모였고, 이 전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새로운미래 창당 준비를 함께 하는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낙연 대표의 얼굴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지만, 이낙연 대표 없이도 성공할 수는 없다”며 “실제로 이낙연 대표가 존재하기 때문에 신당을 지지하는 세력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낙연 대표의 팔다리를 묶으면 오히려 3지대가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전북 CBS에 출연해 “(새로운미래의 창당 발기인이) 어제밤 기준으로 2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정당법상으로 200명을 넘어야 하는데 100배가 넘는 숫자가 지금 들어와 있다”며 “오늘 밤까지 가면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호남쪽 참여도 예상보다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설 연휴 전 제3지대 통합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미래대연합의 주장에 “솔직히 빠르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우리는 이달 20일쯤 창당 절차를 완료하는데, (설 연휴 전 제3지대 통합을 마칠 경우) 창당 자체가 합당용 창당 같이 된다”며 “이기는 빅텐트는 누구랑 (하느냐)보다 어떻게, 왜 합치느냐가 중요하다. 서두른다고 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창당을 하고 있으니 좀 더 시간을 두고 추진하자는 속도조절론이다. 제3지대 빅텐트에 참여하지 않고 선명한 보수정당을 지향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개혁신당에 현역 의원이 없는 상태에서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이 합류하는 타이밍을 기다려 제3지대 주도권을 쥐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기자에게 “제3지대 정당들은 각자 자의식이 너무 강한 상태다. 접합하기가 쉽지가 않다”며 “이준석 전 대표나 이낙연 전 대표는 스타일상 뭉치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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