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후 87분 지나 0.03%
“알코올 농도 상숭기에 해당
운전땐 기준치보다 낮았을 것”
“알코올 농도 상숭기에 해당
운전땐 기준치보다 낮았을 것”
음주 운전 단속 모습.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사진출처=연합뉴스] |
취기가 한창 오르는 시점에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음주운전 적발 기준치에 부합한다면 운전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왔다.
청주지법 형사2단독 안재훈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10월 0시 5분께 청주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고 4.7㎞를 운전하다가 도로에서 잠이 들었다. 당시 측정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로 면허 정지 기준치(0.03%이상 0.08%미만)와 일치했다.
이 일로 A씨는 약식 기소돼 벌금 300만원을 명령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A씨의 최종음주 시점과 운전종료 시점까지는 87분이 지났다며 이는 취기가 오르는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에 해당해 죄가 없다고 봤다.
일반적으로 음주 후 30∼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르고 그 후 시간당 평균 약 0.015%씩 감소하기 때문에 A씨의 경우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재판 과정에서 최초 단속한 경찰관이 A씨가 얼굴빛이 붉은 것 빼고는 차분했다고 진술한 점, 수사보고서는 경찰관의 주관적인 판단이 어느 정도 개입돼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보면 피고인이 기준치 이상의 혈중알코올농도에서 운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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