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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 특별법, 총선용 악용법”…尹, 거부권 행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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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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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태원참사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안이 아직 정부로 이송되지 않아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당과 행정안전부 의견을 종합 검토해야 하지만 법안의 문제점을 감안할 때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는 정부 이송 시점부터 15일 이내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법안을 돌려보내며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대통령실은 거부권 행사 여부는 즉답을 피하면서 법안의 문제점을 강하게 성토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태원참사특별법은 더불어민주당이 재난으로 희생된 우리 국민의 안타까운 죽음마저 총선용 도구로 악용하겠다는 선언”이라며 “민주당의 ‘총선용 이태원 참사 악용법’”이라고 성토했다.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유도해 ‘또 거부권을 행사하려 한다’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라는 반발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미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관련 수사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야권이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는 것은 이태원 참사를 총선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의심하고 있다. 최대 1년 6개월간 압수수색, 수사기관에 고발권 행사, 법무부 출국금지 요청 등 사실상 특검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만큼 위헌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거부권 행사가 대통령실이 이태원 참사 피해자를 외면하는 것처럼 읽힐 수도 있는 점은 대통령실로서도 고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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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도 거부권 행사 건의 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유족과 대립하는 모습이 부각되는 건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우리 당은 특별법 자체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국론 분열이 안 되고 피해자를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하고 보상을 강화할 특별법을 원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특별법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거부권이 절대반지라도 되는 줄 아느냐”며 “159명의 국민이 무고하게 희생되었는데 대통령 눈에는 모든 것이 총선과 연계된 것으로만 보이느냐”고 맹폭했다. 이어 “국민의 죽음에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정부와 여당이 총선과 국론 분열을 앞세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막으려 하다니 정말 후안무치한 정권”이라며 “윤 대통령은 희생자와 유가족을 두 번 죽이려 하지 말고 특별법을 즉각 수용해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설 것을 거듭거듭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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