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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수주 전략 바꾼 조선업계…'내실 다지기'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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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지난해 대비 수주 목표 하향
삼성중공업·한화오션도 목표치 하향 조정 예상
LNG선 등 수익성 높은 선박 수주에 집중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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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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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호황기를 보낸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해운업 불황으로 전체 선박 발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규 수주를 따내기보다는 고부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수익성 위주 수주 전략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목표 낮춘 조선 3사

9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연간 수주 목표치를 135억달러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치(157억4000만 달러)보다 14%, 지난해 실제 수주 실적인 259억8500만 달러 대비 약 39% 감소한 수치다.

주요 계열사 3곳(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수주 목표를 살펴보면 HD현대중공업이 전년 대비 23.7% 줄어든 72억300만달러, 현대미포조선이 16.7% 감소한 31억달러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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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주요3사 2024년 수주 목표 /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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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대삼호조선은 지난해 대비 23.1% 증가한 32억달러를 수주 목표로 설정했다. 다른 자회사보다 지난해 많은 수주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목표치 대비 256% 많은 66억6100만 달러의 수주를 따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목표 수주량의 126.1%, 현대미포조선은 1.4% 적은 수주량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올해부터 수주 목표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역시 목표치를 낮춰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엔 지난해 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도 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해 각각 수주 목표액의 71.6%, 57.3%를 달성했다. 지난해 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목표치를 높게 설정하기보다는 보수적인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양보다 질에 집중

국내 조선업체들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신규 수주를 따내기 보다는 선별적으로 수주를 진행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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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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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간한 '해운·조선업 2024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전년(3850만CGT) 대비 24.7% 감소한 2900만CGT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수년간 신조선 시장의 호조를 끌어온 가장 중요한 선종 중 하나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지난 수년 간의 집중 발주로 필요물량에 다다르고 있어 점차 수요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해운 시장 악화로 선사들의 신규 투자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내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등을 배제하고 LNG 운반선, 고부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전체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조선업체들은 향후 3~4년치의 일감을 확보해 둔 상태다. 이 때문에 무분별한 수주 경쟁을 통해 도크를 저렴한 선박으로 채우기 보다는 고부가 선박 비중을 높여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업체들의 보유 도크 현황을 살펴보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17개와 8개, 한화오션이 5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한화오션은 지난해 수익성이 떨어진 컨테이너선을 단 한 척도 수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저하게 '수익성 높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를 진행하겠다는 기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2021년엔 컨테이너선 20척(계약금 규모 27억5000만 달러)을 수주했고, 2022년엔 6척(11억 달러)을 수주했었다. 현재 컨테이너선 수주 잔량은 26척이다.

국내 업체들이 고부가 선박에 집중하는 이유엔 중국 업체들의 수주 물량이 늘어난 탓도 있다. 중국 조선사들은 저가 전략을 바탕으로 수주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LNG운반선, 하이브리드선 등 고부가 시장에선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탄탄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선박 생산 능력을 고려하면 신규 수주를 많이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또 향후 3~4년 치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수주량을 늘리기보단 수익성 위주의 선박을 수주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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