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입 헹굴 물 안줘"…사고 내고 달아난 음주운전자, 항소했지만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음주운전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에 처해졌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판사 심현욱)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2021년 3월 밤 울산에서 운전면허 취소 수치를 넘어서는 혈중알코올농도 0.159%의 만취 상태로 차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차량은 주행 중 중앙분리대를 들이박고 멈추어 섰으며 뒤따라오던 화물차가 A씨 차량과 추돌했다.

화물차 운전자가 사고 현장을 경찰에 신고하자 A씨는 도로 옆 울타리를 넘어 도주했다. 그러나 사고 현장으로부터 800여m 떨어진 곳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2019년 3월에도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1심 재판부는 누범기간 중에 또다시 음주운전을 반복한 점,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았던 점 등을 이유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사고 발생 후 30분이 지나 현장에서 8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붙잡힌 만큼 준현행범으로 체포된 점이 위법하다며 항소했다. 그는 또 음주 수치 측정 전 경찰이 음용수를 제공해야 하는데 주지 않았다며 규정 위반을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음주운전과 체포 사이의 시간·장소적 근접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어 A씨에 대한 준현행범 체포는 적법하다"며 "입 속 잔류 알코올을 헹궈낼 수 있도록 음용수를 제공하는 규정은 경찰의 내부 업무처리 지침에 불과해 해당 절차에 일부 하자가 있더라도 음주 측정 결과를 뒤집기는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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