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알마와시서 어린이 9명 포함 최소 14명 사망
이스라엘 극우세력 가자주민 강제이주 주장 속 의도성 의심도
공습당한 알마와시 난민촌 |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가자지구 남서부 해안에 있는 알마와시 지역 난민촌이 공습당해 어린이 9명 등 최소 14명이 사망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란민들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을 추방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의도적 공격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알마와시와 칸 유니스 등 가자지구 남부 지역에 공습이 벌어져 수십 명이 사망했다.
가자지구 내에서 유일하게 전체가 안전한 곳으로 이스라엘이 지정한 알마와시의 난민촌에서도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공습으로 이곳에서만 현재까지 14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중 대다수가 10살 미만이고 가장 어린 아이는 다섯살이었다고 생존자들은 말했다.
이날 새벽 1시께 피란민들이 지내던 텐트가 직접 공격받은 자리에는 폭발로 인해 가로세로 폭이 각각 4m, 7m에 달하는 분화구가 생겼다.
피란민들은 난민촌 공격이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에서 추방하려는 이스라엘의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마스는 이번 전쟁 기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떠나라고 재촉한 뒤 그곳마저 폭격하는 등 민간인에게 안전지대를 남겨두지 않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알마와시 난민촌에 생긴 폭발 분화구 |
애초 이스라엘은 국제구호단체 주도로 모든 가자지구 민간인을 대피시키기를 원했으나, 유엔이 민간인의 강제 이주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이 같은 계획은 무산됐다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극우 성향 정치인들이 가자지구 주민을 해외로 이주시켜야 한다는 발언을 잇따라 나왔다.
지난 2일 길라 감리엘 이스라엘 정보부 장관이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이주 필요성을 주장했고, 3일에는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 주민들의 이주 문제를 콩고와 비밀리에 협상 중이라는 현지 매체 보도도 나왔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이 이 같은 움직임을 일제히 비판했으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은 오히려 "우리는 미국 성조기의 별 중 하나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알마와시 난민촌 공습과 관련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 중 민간인 피해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 다만 지난달 24일 중부 알마가지 난민촌에서 민간인 80여 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선 나흘 뒤인 지난달 28일 의도치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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