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우승한 T1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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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PC방 가면 롤(LOL)을 최소 6시간, 보통 12~24시간 합니다.”
한번 시작하면 손을 놓을 수 없다.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게임은 여전히 중독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인정하고 질병코드를 부여했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한 연구진이 게임에 중독되면 뇌 기능이 저하된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게임을 오래 하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속설이 학문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포털사이트에는 게임 중독으로 인한 고민을 토로하는 글들이 많다. [네이버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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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최정석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18~39세 연령대로 구성된 인터넷 게임 중독치료 환자 26명(하루 4시간 이상·주 30시간 이상)과 정상 대조군 25명(하루 2시간 미만)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MRI(기능성자기공명영상)과 뇌파검사(EEG) 등을 통해서다. 두 검사는 각각 혈류 변화가 유의미한 신호로 확인되기까지 수 초간 지연이 있다는 점, 명확한 뇌 부위 확인 어렵다는 점 등 단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두 검사를 모두 시행해 시간적 제약이 있는 기능적 MRI와 공간적 제약이 있는 뇌파검사의 단점을 보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게임 중독자들은 뇌 구조 간 정보 처리가 불균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중독이 뇌 인지 기능과 감정처리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환자들은 정상 대조군에 비해 기능적 MRI 검사에서 전두엽과 두정엽 부위 뇌 활성이 증가했고, 청각 자극에 대한 뇌파 신호 진폭은 감소했다.
또 우측 하측두회와 우측 안와회, 일부 후두부에서 기능적 MRI와 뇌파검사 모두 반응이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에서는 유의미한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하측두회는 인지 기능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기억 외에도 언어, 시각, 지각 등 특정 양상과 감각 기능을 조절한다. 안와전두피질 외측 일부인 안와회는 처벌 관련 상황에서 활성화돼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하게 만든다.
쉽게 말해 축적된 인터넷 게임 습관과 감정에 대한 기억에 따라 게임 중독자들의 해마와 편도체 기능이 약화됐다 뜻이다.
최정석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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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게임에 중독되면 뇌 인지 기능과 감정처리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게임 중독이 실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게임에 과도하게 빠져들지 말고 건강한 취미생활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행위중독저널’ 최근호에 게재됐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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