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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정신 헌법 수록, 적극 추진"…한동훈發 개헌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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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헌화 분향한 후 무명열사묘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4.1.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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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이 들어가면 우리 헌법이 훨씬 풍성해지고 선명해지고 더 자랑스러워질 것 같은, 그 입장이 명확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취임 후 처음 '진보의 심장' 광주에 방문해 광주 시민들의 오랜 염원에 적극 호응했다. 한 위원장은 5·18 민주묘지 참배 후 '민주의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현재 국민의힘의 '당론'과 같으면서 한층 전향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지만 현재 국회에서 뚜렷한 개헌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5·18 기념식 행사에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과 함께 입장하는 등 '호남 끌어안기'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개헌 문제를 기념사에서 실제로 언급하진 않았다. 또 지난해 3월 김재원 당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고 발언하는 등 당내 실언이 터져나와 호남 민심이 다시 실망으로 바뀐 상황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5월의 광주정신은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이다. 저는 대한민국의 지금 헌법 정신과 그 (광주)정신은 정확히 일치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이 비대위원장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민주주의, 법치주의, 헌법정신과 광주 정신을 연관시켜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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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광주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1.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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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은 그간 정치권의 '찬성' 입장에도 개헌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는 질문에 "나중에 제가 (헌법 수록을) 반대하면 이 장면을 틀라"고 적극적인 의지를 강조했다. 자리를 옮겨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도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을 단순히 동의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했다. 다만 개헌 절차는 그 자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점도 동시에 강조했다.

이같은 한 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일각에선 사실상 '개헌론'을 띄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5·18 정신 수록만을 위한 개헌은 현실적으로 동력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등을 포함한 패키지 개헌을 총선 공약으로 띄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김예지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전문 수록에 찬성하지만 원포인트 개헌하는 문제는 조금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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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광주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1.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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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금처럼 정치 양극화 부작용이 야당 대표 테러로까지 나타나는 상황에서 이를 완화하기 위한 권력구조 분산 개헌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개헌을 총선 공약으로 만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엄 소장은 "개헌은 총선 직후 승리한 정당 중심으로 빠르게 해야 승산이 있다. 민주당의 가장 큰 패착은 2020년 총선 승리 이후 개헌을 할 절호의 기회였는데 이것을 권력 나눠먹기 하느라 날렸던 것"이라며 "헌법 가치를 중시하는 한동훈 위원장이 이런 문제를 총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구체화하고 결과물을 도출해낸다면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1992년, 1993년쯤 윤상원 열사의 묘역에 왔던 게 생각난다", "법무부 장관을 하면서 두 차례 (광주에) 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던 그런 마음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등 광주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드러내기로 했다. 자신과 호남의 접점을 강조하며 외연 확장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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