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부산에서 신원 미상 남성에게 습격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도착해 이송되고 있다. 2024.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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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칼로 찔렀다."
"칼이 아니라 휴대폰 케이스."
"나무젓가락으로 찌른 것 아니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자 행세를 한 김모씨(66·남)로부터 흉기 습격을 당한 가운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흉기가 아닌 다른 물건으로 이 대표를 습격했다는 얘기는 전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전문가들은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이를 뒷받침할 정보를 선택하는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진 이들에게 이같은 가짜뉴스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사회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3일 SNS에서는 이대표 피습을 두고 확인되지 않았거나 경찰의 발표와 배치되는 이야기들이 확산됐다. 시민운동가 A씨는 한 보수 유튜브 채널 생방송에 출연해 "이 사건은 자작나무(자작극을 의미하는 인터넷 용어)일 수 있다"며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고 다음 주부터 사법 리스크가 있는데 병원에 있으면 (재판에) 못 나가지 않냐. 어떻게 보면 호재"라고 주장했다.
진행을 맡은 보수 유튜버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칼이 두 개 있었는데 오른손에 든 종이칼로 찔렀다" "칼이 아니라 휴대폰 케이스"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했다. 방송 중간 "제보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내용을 정정했지만 의혹은 일파만파 퍼졌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를 찌른 흉기가 칼이 아닌 나무젓가락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일부 의료인들도 SNS에 '나무젓가락 흉기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범행에 용이하게 사용하기 위해 손잡이 부분이 개조된 등산용 칼이었다. 손잡이까지 포함할 때 17㎝, 날 길이만 12㎝였다.
경찰 관계자는 "나무젓가락 등 다른 물건으로 찔렀다는 기사가 있는데 해당 보도는 오보"라고 분명히 했다. 경찰은 "압수한 흉기를 감정한 결과 칼에 묻은 혈흔과 이 대표의 혈흔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일부 유튜버들이 제기한 의혹들과 배치된다.
이 대표의 사건을 "정치적인 쇼"라고 평가하는 이도 등장했다. 한 보수 유튜브 채널에 초대된 B씨는 "다음 주부터 이 대표가 주 3회 재판받아야 하는데 재판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비아냥이 아니라 이 대표가 자신을 장기간 치료시켜줄 병원으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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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야권 정치인들은 현 정부에 사건의 책임을 물어 논란이 됐다. 이경 전 민주당 부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대통령이 카르텔, 이념 운운하며 국민 분열을 극대화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SNS상에서 제기되는 이같은 무분별한 주장이나 가짜뉴스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해당 의견에 동조하는 팬덤들이 서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해 공론화하면서 확산시키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SNS가 확증편향의 오류를 자극할 경우 사회 분열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계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유튜브를 비롯해 SNS가 정치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에게 각각의 성향에 맞는 정치 콘텐츠를 보여주면서 확증편향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결국 여론의 분열, 사회의 분열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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