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NA, SBS플러스 제공]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나는 솔로' 16기 영숙(왼쪽)과 상철. |
[OSEN=연휘선 기자] 2023년의 한국 예능 콘텐츠를 사로잡은 한 단어를 꼽는다면 단언컨대 '도파민'이었다. 믿을 수 없는 자극을 선사한 콘텐츠들이 대중을 현혹시켰다. 넘쳐나는 도파민에 반대급부적으로 '힐링'을 표방한 콘텐츠도 나왔다. 도파민이거나 반도파민이거나, 자극이 예능을 양분했다. 이 같은 예능 판도는 올해에도 계속될까.
# "이게 된다고?"...'나는 솔로(SOLO)' 16기, 한반도의 길티 플레저
[사진=tvN 제공] 힐링 예능 '콩콩팥팥' 포스터 |
ENA, SBS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약칭 나솔)', 그 중에서도 16기는 방송업계 관계자들도 앞다퉈 인정하는 올해의 예능이다. 시리즈상 두 번째 '돌싱' 특집으로 꾸며졌던 '나솔' 16기, 해당 기수 출연자들은 유독 성역 없는 입담과 행동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특히 여성 출연자 영숙을 중심으로 다양한 해프닝이 빚어졌다. 직접 준비했다는 발레쇼부터 출연자들 사이 오해를 야기한 후토크와 이간질 등은 물론, 남성 출연자 상철과의 적극적인 구애까지 적나라할 정도로 직설적인 모든 과정들이 웃음과 화제성을 장악했다. "도파민 폭발"이라는 올해의 예능가 키워드를 '나는 솔로'가 장악한 것도 16기가 분수령이다. 첫번째 '돌싱' 특집 10기부터 서서히 쌓아온 '나솔' 시리즈의 자극점이 16기를 기점으로 더욱 폭발한 것이다.
문제는 방송 종영 이후에도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나솔' 16기 방송 내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로맨스로 화제를 모았던 영숙과 상철은 급기야 성추문을 낳으며 고소전을 진행하는 지경까지 갔다. 일반인 출연자들의 투박하지만 솔직한 연애 감정을 다룬 '나는 솔로'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화제성 몰이 작품으로 변질됐다는 질타를 받은 것도 16기가 결정적 역할을 한 대목이다.
# 자극도 질린다, 저자극 '힐링' 찾은 사람들
[사진=KBS 제공] 오는 2024년 1월 폐지되는 버라이어티 예능 '홍김동전' 포스터 |
'나는 솔로'를 중심으로 '자극'을 찾아 헤맨 대중의 반대로 간 선택도 있었다. 바로 '힐링'이다. 유튜브 채널 '뜬뜬'의 '핑계고'나 tvN '콩콩팥팥', '어쩌다 사장' 시리즈와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강조한 프로그램들도 확고한 매니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콩콩팥팥'의 경우 청년들의 여름 농활 같은 분위기를 표방하며 배우 김기방, 김우빈, 이광수와 엑소 도경수의 농사일기를 이렇다 할 각색이나 자극없이 선보였다. 출연진의 친분에서 기인한 사실적인 케미스트리를 강조하되 제작진의 개입은 최소화해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구성이 먹혔다.
이는 '나는 솔로' 또한 출연진의 역량을 강조했으나 '연애'라는 프로그램 장르 특성상 출연진의 계획적인 고군분투가 적극적으로 드러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콩콩팥팥'과 같은 힐링 예능에서 출연진의 계획은 농사, 수확 등 인간의 개입보다는 자연적인 현상에 기댄 것들이 주를 이뤘다. 자극보다 노력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상반된 분위기가 역설적이게도 자극에 절여진 시청자들의 구미를 새롭게 자극했다.
# 사라진 중간지대, 길 잃은 버라이어티
'나는 솔로'로 대표되는 도파민 폭발의 자극적인 예능과 '콩콩팥팥'으로 대표되는 무해하고 저자극인 힐링 예능들 사이, 시청자들의 경향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자연스레 중간지대 격의 장르적 특성이 불분명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프로그램들은 설 자리를 잃어갔다.
무엇보다 버라이어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도파민도 힐링도 '리얼'을 표방하는 예능가에서 이제는 어떤 '척하는 분위기'도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조금이라도 인위적인 제작진의 개입이 드러나는 요소들에 대해 대중은 반발심을 드러냈고 사실적이지 않은 것은 '힙'하지 않은 분위기가 조성됐다.
도파민과 힐링, 양 극단으로 치닫는 2023년 대중의 코드는 2024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당장 넷플릭스 오리지널 '솔로지옥3'에서도 전보다 과감한 노출과 언행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데다가, 정반대로 편안한 후토크를 표방하는 유튜브 콘텐츠 '핑계고'나 '채널 십오야' 라이브 방송 등에 대한 지지도 여전하기 때문.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뜨거운 한국의 별명이 양극단을 달리는 콘텐츠 지도에도 통용되는 모양새다.
/ monamie@osen.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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