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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조합, 故이선균 추모…"자기의 소임 다하며 정상의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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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고(故) 이선균씨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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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감독들이 지난 27일 숨진 배우 고(故) 이선균씨에 대해 “감독에게 배우는 서로 숙명 같은 존재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은 30일 소셜미디어(SNS)에 ‘이선균 배우, 추모의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DGK는 영화감독들의 자유와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단체로 봉준호 감독, 박찬욱 감독 등 500여명이 소속돼있다.

DGK는 “배우의 소임은 한 인간이 자신이 온몸으로 겪고 느낀 것들을 켜켜이 마음 한켠에 쌓아두었다가 카메라 앞에 그간의 삶을 바쳐 꺼내어 놓는 일”이라며 “이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자기의 소임을 다했다”고 평했다.

이어 “이선균 배우는 정말로 한 계단, 한 계단 단단히 자기의 소임을 다하며 힘차게 정상의 계단을 올랐다”며 “데뷔 초반 7년간의 오랜 무명 생활을 떨치고 굵직한 드라마로 세간에 주목을 받았지만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가리는 것 없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 가서 날개를 펼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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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29일 정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고(故) 이선균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3.12.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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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큰 명성을 기대할 작품에 상대 배역을 빛나게 해주는 것에 절대 인색하거나 과욕을 부리지 않았다”며 “상대 배우들은 이선균 배우 때문에 더 반짝였다”고 술회했다. 무명 배우들을 데려와 감독들에게 소개하는 일도 많았다고 전했다.

DGK는 “그의 범죄행위가 확정되기도 전에 피의사실이 공표되었고, 구체적인 수사 상황과 확인되지 않은 혐의가 실시간으로 보도됐다”며 “이에 감독조합은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 과정에서 그가 겪었을 심적 부담감과 절망감을 이루 헤아릴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그를 끝내 지켜주지 못했다. 삶을 던져 카메라 앞에 물질화되어 작품으로 영원히 남겨지는 배우의 숙명을 지켜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이라며 “이제 와 부끄럽지만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도 반드시 힘을 보내겠다”고 썼다.

이씨는 마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지난 27일 오전 서울의 한 공원 인근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낮 12시쯤 이씨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족과 동료들의 마지막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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