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남' 마약 처방 의사...여성 10여명 성폭행 몰카도 찍어

'압구정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 씨가 8월 18일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jun@heraldcorp.com]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약물에 취해 차를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가 구속의 갈림길에 섰다. 의사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마취 상태인 여성 환자 10여명을 성폭행하고 이를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한 혐의도 드러났다.

27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8월 2일 자신의 병원에서 치료 목적 외의 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처방한 40대 의사 염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전날 경찰은 염씨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염씨가 당시 신씨 진료기록을 거짓으로 기재했다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특히 경찰은 압수한 염씨의 휴대전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가 혐의도 발견했다.

염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마취 상태인 여성 10여 명을 성폭행하면서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영장을 받아 입수한 휴대전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을 포착하고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 준강간, 준강제추행 혐의를 추가했다.

한편 염씨로부터 마약류를 처방받은 신모(27)씨는 약물에 취해 차를 몰다 길을 가던 여성을 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지난 9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20일 결심 공판에서 신씨에게 징역 20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약물로 정상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무고한 피해자를 처참히 들이받고는 운전석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신고도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형성되자 그제야 ‘피해자 구호를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고 변명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뇌사 상태에 빠진 피해자가 약 3개월 3주 만에 사망했는데도 신씨가 피해자와 유족에게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았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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