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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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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영화 결산] 천만 영화 두 편→흥행 참패한 여름·명절…극과 극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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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돌파한 '범죄도시3'·'서울의 봄'…애니도 강세
'밀수'만 웃은 여름 성수기→설·추석 특수는 이제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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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3'(왼쪽)와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사로잡으며 역대급 위기가 지속되던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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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시작된 극장가의 위기는 관람료 인상과 OTT 플랫폼의 성장 등으로 인해 2023년에도 지속됐다. 그럼에도 두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고 애니메이션이 예상치 못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극장가의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을 비롯해 설과 추석 연휴에는 여전히 찬 바람만 불었다. 이렇게 극과 극 기록들이 이어졌던 올 한해 영화계를 되짚어봤다.<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2023년의 영화계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갔다.

영화계의 역대급 위기론이 계속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두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고 기대작으로 꼽히지 않았던 작품들이 반전 흥행을 거두며 다섯 편의 한국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하지만 최대 성수기로 여겨졌던 여름 시장부터 설과 추석 등 명절 연휴에는 스타 감독과 화려한 캐스팅을 이룬 작품들이 출격했지만 흥행 참패를 피하지 못해 씁쓸한 결과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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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혁과 마동석, 아오키 무네타카(왼쪽부터)가 뭉친 '범죄도시3'가 올해 개봉작 중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됐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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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살린 '범죄도시3'…'쌍천만' 시리즈의 탄생

지난 1월 스크린에 걸린 '교섭'과 '유령'을 시작으로 '대외비' '드림' '리바운드' 등이 줄줄이 손익분기점 돌파에 실패하며 좀처럼 한국 영화가 힘쓰지 못하고 있던 가운데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가 구원투수로 등판하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5월 스크린에 걸린 '범죄도시3'는 개봉 2일째 100만 관객을 사로잡으며 심상치 않은 흥행 기세를 보이더니 32일째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로써 '범죄도시3'는 대한민국 영화 사상 역대 30번째 천만 영화로 이름을 올렸고 올해 개봉작 중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됐다.

또한 '범죄도시3'는 '범죄도시2'(2022)에 이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 이후 국내 두 번째로 '쌍천만' 시리즈가 되는 쾌거를 거두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영화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범죄도시3'는 나쁜 놈을 응징하는 마석도(마동석 분)로 시리즈를 관통하는 카타르시스의 힘을 잃지 않으면서 극의 주요 배경부터 대표 빌런과 주변 인물들까지 다 바꾸며 새로움을 더했다. 김무열과 이동휘가 새로운 빌런으로 합류한 '범죄도시4'가 시리즈의 명성을 이으며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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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성균 정우성 황정민 이성민(왼쪽부터)이 연기 호흡을 맞춘 '서울의 봄'이 개봉~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장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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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X정우성 '서울의 봄', 천만 돌파 그 이상의 의미

11월 22일 스크린에 걸린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개봉 33일 만에 천만 고지를 밟으며 '범죄도시3'에 이어 올해 개봉한 작품 중에서 두 번째로 천만 영화가 됐다. 더 나아가 누적 관객 수 1069만 명을 돌파하며 2023년 최고 흥행 영화에 등극했다.

작품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다. 한국 영화 최초로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서울의 봄'은 웰메이드 프로덕션과 황정민 정우성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서울의 봄'은 141분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근현대사를 다룬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시기를 겪지 못했던 20·30 관객들을 비롯해 전 연령층을 고루 사로잡아 눈길을 끌었다.

또한 심박수 챌린지와 각종 밈(meme·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콘텐츠) 등으로 입소문까지 타며 '결국 잘 만든 작품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걸 증명하며 한국 영화계에 희망을 안겼다. 이를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인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가 이어받으며 한동안 극장가의 활기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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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30일' '엘리멘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이 반전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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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외화의 강세…'잠'·'30일'의 반전 흥행

올해 첫 천만 영화는 '아바타: 물의 길'이었다. 지난해 12월 14일 스크린에 걸린 '아바타: 물의 길'은 '아바타'(2009)의 후속편으로 개봉 4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팬데믹 이후 첫 천만 관객을 동원한 외화가 됐다.

지난 1월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농놀'(농구놀이) 열풍을 일으키며 설 연휴 극장가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3월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역주행과 장기 흥행에 돌입하며 국내 개봉한 일본 영화 최초로 역대 국내 개봉작 중 흥행 TOP100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올해에만 세 차례 한국을 찾으며 관객들이 보내준 사랑에 보답했다.

디즈니·픽사 '엘리멘탈'은 다소 부진한 성적으로 출발했지만 입소문의 힘으로 역주행에 성공했고 누적 관객 수 723만 명을 기록하며 '겨울왕국2'(2019) 이후 4년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한 애니메이션이 됐다.

기대작으로 꼽히던 한국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을 거두지 못하고 있던 가운데 '잠'과 '30일'이 의외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추석 연휴 전에 개봉한 '잠'은 이렇다 할 경쟁작 없이 홀로 흥행 질주를 펼쳤고 추석 연휴 끝자락에 개봉한 '30일'은 쉽게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두 작품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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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비공식작전' '더 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최대 성수기로 불리는 여름 극장가에 출격했지만 '밀수'만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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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수' 웃고 '더 문' 울고…흥행 공식 깨진 여름 극장가

7월 '밀수'를 시작으로 '더 문'과 '비공식작전'에 이어 '콘크리트 유토피아'까지 한 주 간격으로 스크린에 걸리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여름 극장가였다.

하지만 가장 먼저 출격한 '밀수'(514만)만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같은 날 개봉한 '더 문'(51만)과 '비공식작전'(105만)은 흥행 참패를 맛봤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이후 '오펜하이머'에 밀리며 좀처럼 기세를 이어 나가지 못했고 결국 384만 명에 그쳤다.

이렇게 지난해 여름 텐트폴 영화로 출격했던 '한산: 용의 출현'(726만) '헌트'(435만) '비상선언'(205만) '외계+인' 1부(154만)보다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더 이상 화려한 스케일이나 스타 캐스팅 등의 흥행 공식이 통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렇기에 이는 단순히 한 해의 부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관객들의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키면서 역대급 위기를 헤쳐 나갈지에 대한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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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 '유령' '1947 보스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거미집'(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가 설과 추석 연휴 특수를 노리고 개봉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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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추석 연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설과 추석 연휴도 여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빈 황정민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서현우가 1월에, 송강호 하정우 강동원이 9월에 출격했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결과만 남겼다.

현빈·황정민의 '교섭'과 설경구와 이하늬 등으로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구축한 '유령'은 앞서 개봉된 '아바타: 물의 길'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 기세를 꺾지 못했다. 결국 '교섭'은 172만 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데 실패했고 '유령'은 66만 명에 그치며 씁쓸하게 퇴장했다.

같은 날 스크린에 걸리며 추석 3파전을 구축한 강동원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191만 명) 하정우·임시완의 '1947 보스톤'(102만 명) 송강호의 '거미집'(31만 명)은 흥행은 말할 것도 없고 단 한 작품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며 영화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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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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