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앞두고 현금 지원 강조했다가
대통령실 ‘실명 비판’에 당대표 불출마
“이해할 수 없는 비판···” 뒤끝 발언도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8월24일 국회에서 열린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창립포럼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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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26일 “결국 저출산 대책에 현금 지원을 집중하기로 정부가 결정한다고 한다. 늦었지만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올해 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신분으로 ‘출산 시 부채 탕감 검토’ 취지의 발언을 하고 현금성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와 상당히 차이가 있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이후 약 1년 만에 정부의 저출생 대책 기조가 당초 자신의 발언 취지와 유사한 방향으로 변화한 듯 보이자 자신의 주장이 정당했음을 환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같이 말하며 “양육에 대한 현금지원, 주거에 대한 각종 현금성 지원은 복지가 아니다. 투자이다”라며 “포퓰리즘이 아니다.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기본투자이다”라고 남겼다.
또한 “올해 초 다수 이해할 수 없는, 나의 저출산 정책에 대한 비판에서 지난번 신혼부부 등 주택 정책부터 방향을 전환한 정부의 정책 기조에 동의한다”며 “야당은 물론 시도 교육감들의 적극적 협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이던 지난 1월5일 기자간담회에서 “청년들이 경제적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현금성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출생 자녀 수에 따라 대출 원금까지 탕감해주는 헝가리 사례를 거론했다. 이는 결혼하면 4천만 원을 대출해주고 첫 자녀를 출산하면 무이자로 전환하고 둘째 출산시 원금 일부 탕감, 셋째 출산시 원금을 전액 탕감해주는 제도다. 나 전 의원은 당시 “돈을 주는 것 자체만으로 출산을 결심하지는 않겠지만, 그 어느 나라도 돈을 투입하지 않고 출산율을 제고한 경우는 없다”며 현금성 지원 필요성을 말하기도 했다.
바로 다음날인 1월6일 안상훈 당시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나 전 의원 발언에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수석급 고위 참모가 실명 브리핑을 통해 여권 유력 인사의 아이디어를 직접 저격한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는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던 시기로, 대통령실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나 전 의원을 견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은 결국 그달 2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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