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연대회의 활동가들과 시민들이이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신당역 여성노동자 스토킹 살해 사건과 관련하여 페미사이드(여성살해) 추방을 요구하는 ’어디도 안전하지 않았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집회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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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처벌법이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하고 있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현행 스토킹처벌법이 추가 스토킹 범죄를 실효적으로 막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스토킹 범죄 처벌법상 피해자 보호를 위한 경찰의 실효적 대응’ 보고서가 발간됐다.
보고서는 ‘긴급응급조치’의 강제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긴급응급조치는 스토킹 가해자가 피해자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와 전기통신 수단을 이용한 접근을 금지하는 조치를 말한다. 현행법은 긴급응급조치를 어길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과태료 처분은 형사 처벌과 달리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과태료를 내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단도 부족하다. 이 때문에 가해자들이 범행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해자를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가둘 수 있는 ‘잠정조치’ 기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토킹처벌법 제9조는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조항에 대한 잠정조치 기간을 2개월로,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하는 잠정조치 기간은 1개월로 한정하고 있다.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잠정조치의 경우 두 차례씩 2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어 최대 6개월로 늘릴 수 있지만, 이마저도 재연장이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스토킹처벌법은 지난 7월11일 가해자가 긴급응급조치를 어기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보고서를 쓴 김학신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스토킹 가해자가 긴급응급조치를 고의적이나 의도적으로 위반할 경우에는 과태료 처분이 아닌 징역형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한 달간 스토킹 신고 건수는 1만4272건으로 법 시행 전인 전년 동월(3482건)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법이 시행된 2021년 10월부터 지난 7월까지 긴급응급조치 위반율은 11.0%(6030건 중 662건 위반)였다. 같은 기간 잠정조치 위반율은 8.0%(1만2008건 중 955건 위반)였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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