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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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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K리그 판세 흔들 '감독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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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구단 중 5개 구단서 감독 바꿔
통상 시즌 중반 성적 압박 클 때 교체
'김기동의 FC서울' 기대 모으는 반면
2부 강등된 수원 삼성은 우려 목소리

치열한 승강 경쟁으로 격동의 한 해를 보낸 올해 K리그는 사실상 감독들의 무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들은 임기 2년을 채우기도 전에 물러나는 건 기본, 시즌 중이라도 성적이 부진하면 짐을 싸야 했다. 그 여파는 2024년 K리그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4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올해 K리그 1부 12개 구단 감독 중 5명이 교체됐다. 절반가량이 짐을 싼 셈이다.
한국일보

10월 18일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K리그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대구 FC 최원권(왼쪽부터), 광주 FC 이정효, 울산현대 홍명보,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 전북 현대 발레리우 보르디아누 수석코치, 인천 Utd 조성환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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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포항 김기동 감독이 FC서울로 옮기면서 포항 원클럽맨인 박태하 감독이 포항을 맡았고, 남기일 감독의 사임 후 정조국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던 제주는 김학범 감독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시즌 강등 위기에 놓였던 수원FC는 김도균 감독이 2부 서울E로 떠난 자리에 김은중 전 U-20 대표를 선임했다. 창단 이래 첫 강등을 당한 수원 삼성은 이병근 감독, 김병수 감독, 염기훈 감독대행까지 시즌 중에만 감독을 세 차례 교체했다.

감독 대이동은 승강제 영향이 크다. 매 시즌마다 1부 구단에서 최대 4분의 1에 달하는 3팀이 강등 위기에 놓이는데, 실질적으론 파이널B 그룹에 속하는 7위부터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장지현 스포츠해설가는 "승강제 도입으로 팬들의 경기 몰입도나 관심,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흥행에는 도움이 됐지만, 중하위원 구단들은 피가 마를 수밖에 없다"며 "시즌 도중 페이스가 안 좋아지거나 10위권 이하로 내몰리면 감독 교체에 대한 적극성이 강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시즌 도중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된 사례는 총 60회에 달한다. 월별로는 성적 압박이 심해지는 시즌 중반인 8월(13회)과 9월(11회)이 가장 많았다.

2024년 K리그 판세 변화, '김기동의 FC서울'에 관심 쏠려
한국일보

11월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의 경기에서 포항 선수들이 김기동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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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시즌 일어난 감독 대이동이 2024년 K리그 판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감독이 선수 선발이나 전술, 전략 관련 권한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건 단연 김기동 감독의 FC서울이다. 2019년부터 5년간 포항을 이끈 김기동 감독은 2019시즌 리그 4위였던 포항을 2023시즌 2위까지 끌어올렸다. 적은 예산으로 젊은 유망주들을 키워낸 것은 물론, 전술적 측면도 탁월해 K리그 내 단연 최고의 감독으로 꼽힌다.

이는 탄탄한 재정과 유수의 선수들을 가졌음에도 몇 해째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FC서울이 그를 택한 이유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김 감독은 특정 전술을 고집하기보다 상황에 맞는 해법을 찾아내고, 상대 팀 약점을 잘 파고드는 등 팀 사정에 따른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은 이미 선수단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취임 당시 FC서울의 공격과 수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그는 임대 신분이었던 공격수 윌리안(브라질)을 완전 영입하고, 수비수 오스마르(스페인)와는 결별을 택했다. 현역 은퇴를 고민하고 있는 기성용과 지난 시즌 중원에서 뛰었던 팔로세비치와의 재계약 여부도 관건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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