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 귀퉁이가 바닥보다 높은 독특한 형태…불교·건축사 연구에 도움
'아'(亞) 자형 온돌방 모습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우리나라 전통 난방시설인 온돌을 활용해 사찰에서 오랜 기간 따뜻함을 전한 '전설의 구들'이 문화유산이 됐다.
문화재청은 경남 하동군 화개면의 '하동 칠불사 아자방 온돌'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한다고 22일 밝혔다.
칠불사는 쌍계사의 말사(末寺·본사의 관리를 받는 작은 절을 뜻함)로,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 왕의 일곱 왕자가 출가해 성불했던 암자인 칠불암이 이어진 곳으로 전한다.
절 안에 있는 아자방은 한자 '아'(亞) 자 형태로 된 방이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인 참선을 하는 공간으로 쓰였는데, 승려들이 벽을 보고 수행할 수 있도록 방 안 귀퉁이 4곳을 바닥 면보다 높게 만들었다.
하동 칠불사 아자방 전경 |
중앙의 낮은 곳은 불경을 읽거나 승려들이 오가는 통로로 쓰였다고 한다.
아자방 온돌은 신라 시대에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전한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설명에는 아자방 온돌은 처음 만든 이래 1천년이 넘는 동안 한 번도 고친 일이 없이 그 모습을 유지해왔다고 돼 있다.
2017년 이뤄진 발굴 조사에서는 고려 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깨어진 기와 조각, 홈이 파인 돌, 건물 기초로 쌓는 돌인 기단석(基壇石) 등이 확인된 바 있다.
과거 선비들이 지리산을 여행하고 남긴 문헌,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신문 기사 등에도 관련 기록을 찾을 수 있다.
경남 하동 칠불사 전경 |
아자방 온돌은 불교사와 건축사 연구에서 학술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통 온돌 문화와 참선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선종 사찰의 선방이 결합한 독특한 문화유산"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아자방 내 구조·형태에 대한 고증도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이날 정부 관보를 통해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사실을 알리면서 "아자방 상부 구조 및 아궁이 형태는 차후 고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속문화재는 의식주·생업·신앙·연중 행사 등에 관한 풍속이나 관습에 사용되는 의복, 기구, 가옥 등으로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 중 중요한 유산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하고 있다.
내년 5월 국가유산 체제로 바뀜에 따라 국가민속문화재는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명칭이 변경된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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