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기자]
"못 보던 디자인인데 이번에 나온 카니발이에요? 이 차 얼마에요?"
더 뉴 카니발을 타고 신호를 기다리던 중 차 옆을 지나가던 중년 남성이 창문을 두드렸다. '혹시 사고라도 났나?' 긴장하며 조수석 창문을 내렸더니 '차가 너무 예뻐서 물어본다'는 답이 돌아왔다. 행인의 발걸음도 멈추게 만드는 카니발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못 보던 디자인인데 이번에 나온 카니발이에요? 이 차 얼마에요?"
더 뉴 카니발을 타고 신호를 기다리던 중 차 옆을 지나가던 중년 남성이 창문을 두드렸다. '혹시 사고라도 났나?' 긴장하며 조수석 창문을 내렸더니 '차가 너무 예뻐서 물어본다'는 답이 돌아왔다. 행인의 발걸음도 멈추게 만드는 카니발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명실상부 국내 패밀리카의 대표 주자, 기아의 카니발이 최근 대세인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하고 3년 만에 돌아왔다. 준중형 SUV는 기본이 되어버린 '큰 차'들의 경쟁에 카니발이 수많은 아빠들에게 인증받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날 시승은 일산 킨텍스에서 출발해 고양시 파노라마 베이커리를 거쳐 다시 돌아오는 왕복 80㎞ 코스로 고속도로와 국도, 짧은 오프로드까지 달려볼 수 있었다.
카니발하면 패밀리카를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이 있다. 큰 차체와 넓은 실내 공간이 그것이다. 미니밴의 정체성을 품고 있는 모델답게 모든 요소들이 큼지막하다.
긴 측면에서는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
외관은 길지만 날렵하게 빠진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듬직한 편에 가깝다. 전면 얼굴에서는 검은 그릴이 묵직하게 중심을 잡는다. 동시에 좌우로 달려있는 'ㄱ'자 모양의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DRL)이 날카로움을 더해 무거운 느낌을 중화시킨다. 묵직하지만 세련된 얼굴을 하고 있는 카니발은 도심에서도, 오프로드에서도 이질적이지 않은 멋을 드러냈다.
후면 방향지시등은 이전보다 위로 올라와 가시성을 높였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기자 |
뒷모습은 좌우로 죽 이어지는 리어램프가 특징적이다. 방향지시등은 리어램프에 일체형으로 포함돼있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리어램프의 위치도 중앙으로 올라왔다. 기존 카니발의 방향지시등이 지나치게 아래에 있다는 피드백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카니발을 타면 옆 차와 바짝 붙어있는 좁은 주차장에서도 '문콕'은 없을 듯 싶다. 뒷좌석 문을 가볍게 당겼을 뿐인데 자동으로 문이 열리며 널찍한 실내 공간이 드러났다. 3열로 구성된 7인승의 실내는 기대 이상으로 넓어, 작은 버스를 타고 있는 느낌까지 들었다. 더 뉴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전장은 5155㎜, 전폭은 1995㎜, 전고는 1740㎜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실내. 기어는 전자식 변속 다이얼 형식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기자 |
전체적인 실내 디자인은 최근 기아가 공개한 신차들과 비슷하다. 기아는 카니발에도 디지털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기어는 돌려서 사용하는 전자식 변속 다이얼이다. 물리적인 버튼은 최소화 한 것으로 보이는데, 늘 그렇듯 터치식 조작이 손에 익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카니발의 거대한 차체는 1.6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이끌어간다. 주행감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다. 원하는 만큼 앞으로 나가고 원하는 거리에서 제동이 걸린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았을때도 무리없이 달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제는 소리였다. 잘 나가고 있는 차체와 달리 엔진은 힘겨운 소리를 숨기지 못했다. 슬프게 우는 엔진 소리는 카니발의 배경음으로 생각해야 할 듯 싶다.
운전자 중심의 편의사양이 눈에 띈다. 죄회전을 표시하고 있는 내비게이션.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기자 |
국산차의 장점으로 꼽히는 편의사양은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됐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사양은 유용하게 사용했다. 도로가 휘어지는 곳에서도 핸들에 크게 힘을 주지 않아도 된다. 앞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았을땐 전방 충돌방지 보조 장치가 경고음을 내며 차를 세웠다.
높은 연비는 카니발의 가장 큰 장점이다. 더 뉴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공식 연비는 13.5㎞/ℓ지만, 연비 운전을 하는 운전자라면 주행거리는 최대 19㎞/ℓ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날 시승회에서 진행한 연비 이벤트 우승자들의 기록은 19㎞/ℓ, 18.3㎞/ℓ, 17.5㎞/ℓ 였다.
더 뉴 카니발의 가격은 풀옵션 기준 7인승 5764만원, 9인승 5500만원으로 결코 저렴하진 않으나 유지비까지 고려하는 아빠들에겐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듯 싶다. 현재 신형 카니발의 사전계약 대수는 5만대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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