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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추위보다 살 떨리는 난방비…잘 때도 외투에 이불은 2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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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의 ‘겨울나기’

경향신문

19일 직장인 성모씨의 침대 위에 이불 두 장이 놓여 있다.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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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만 20만원 나왔다”
보일러 안 틀기 챌린지에
가스비 절약 팁 SNS 확산

7평 규모의 원룸에 혼자 사는 직장인 최모씨(27)는 두꺼운 수면 잠옷 위에 털 달린 외투를 걸치고 잠자리에 든다. 7000원을 주고 산 털 슬리퍼를 신고 차가운 바닥을 딛는다.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면 이불을 뒤집어쓴 채 노트북을 켠다.

최씨는 요즘 ‘보일러 안 틀기 챌린지’를 하고 있다. 최씨는 19일 통화에서 “난방비를 포함한 관리비가 지난달 15만원 정도 나왔다”며 “전기장판에 드는 전기요금조차도 아깝긴 하지만 잠을 못 잘 것 같아 전기장판은 켠다”고 말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민들이 난방비 걱정에 각자의 ‘겨울나기’ 생존법을 찾고 있다. 지난겨울 이미 한 차례 ‘난방비 폭탄’을 맞은 시민들은 또 인상된 전기·가스 요금에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직장인 성모씨(28)는 지난 11일 자동이체된 가스요금 납부액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 10월17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한 달 가스요금은 5만4940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같은 달 성씨가 낸 가스요금은 3만1640원으로 2배에 육박한 금액이었다. 성씨는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이불을 두 겹씩 덮는다.

침대나 요 근처에 설치해 열기를 가두고 외풍을 막는 ‘난방 텐트’를 찾는 시민도 늘어나는 추세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선 난방 텐트 판매 글이 올라오자마자 속속 ‘예약 중’ 혹은 ‘판매 완료’ 상태가 표시되고 있었다.

고물가 시대 난방 요금 부담을 줄이겠다며 실내 온도를 20도 아래로 유지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추위에 맞서는 궁여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패딩 점퍼를 걸치고 일한다는 김모씨(28)는 책상에 핫팩을 올려두고 손가락 부분이 뚫린 장갑을 낀 채로 컴퓨터 작업을 한다고 했다. 실내 난방 온도는 18도에 맞춰져 있다. 야근할 때면 난방이 가동되지 않고, 개인 전열 기구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난방비만 20만원 나왔다”고 호소하는 글이 우후죽순처럼 올라왔다. ‘가스비 절약 11가지 방법’ ‘겨울철 난방비 절약 꿀팁 5가지’ 등도 공유됐다. 해당 글에는 실내 습도 40~60도 유지, 보일러 배관 밸브 잠그기, 러그 깔기, 단열 벽지 시공하기 등 각양각색의 ‘꿀팁’이 담겨 있었다. 계량기 동파 사고도 잇따르면서 “수리비 몇십(만원) 나온다”는 이야기와 함께 “수도꼭지를 뜨거운 물 나오는 쪽으로 돌려라” “세탁기 호스 커버를 마련하라”는 조언이 공유되고 있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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