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노바백스 백신이 더 안전? 말도 안되는 소리…무조건 맞아야"
고위험군과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무료접종이 시작된 지난 10월 19일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을 찾은 어르신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2023.10.1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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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2023~2024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본격 시행된 지 두 달 만에 새로운 방식의 노바백스' 백신 접종이 지난 18일부터 시작됐다. 노바백스 백신을 비롯해 지난 10월부터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XBB 변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롭게 개발됐다.
질병관리청은 "노바백스 백신은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만들어진 합성항원 백신"이라며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인 화이자, 모더나 접종을 꺼린 국민들의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만들어진 합성항원 노바백스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과 어떻게 다른지, mRNA 백신보다 합성항원 백신이 더 안전하다는 말은 뭔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왜 유독 낮은 건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지낸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새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화이자, 모더나에서 만든 mRNA 백신과 이번 노바백스의 합성항원 백신이 정확히 어떻게 다른가.
▶먼저 백신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병원체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면 우리는 병에 걸린다. 이를 막기 위해선 바이러스나 세균을 불활성화하거나 약독화(독성이나 병원체의 성질이 약하게 되거나 약하게 하는 것)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 유해한 요소를 공격하는 항체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 병원체 항원(항체를 만들어 내는 원인 물질)을 접종해 실제 병원체가 들어오는 것을 예방한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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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엔 스파이크 단백이 있는데 이 스파이크 단백은 사람의 세포를 뚫고 들어가는 데 역할을 한다.
여기서 화이자, 모더나의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을 만들라'고 하는 명령문에 해당되는 mRNA 유전자를 넣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즉 mRNA 백신을 우리 근육에 주사하면 mRNA가 "코로나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을 만들어라"라는 유전자 지령문을 내리는 것이다. 이 지령을 받은 우리 체세포는 스파이크 단백을 만들고, 그것이 항원으로 작용한다.
반면 합성항원 방식은 이미 만들어진 항원 단백질을 몸에 주사하는 방식이다. B형 간염 백신, 자궁경부암 백신, HPV 백신 등이 이런 원리로 만들어진다.
-이런 방식의 차이 때문인지 노바백스 백신이 좀 더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상대적인 거다. 뭐가 안전하고 뭐가 효과적이다를 따질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mRNA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없는 사람도 아주 많지만 드물게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른 거다.
노바백스 백신이 더 안전하다고 한다면 mRNA 백신 맞은 사람들은 그럼 그간 불완전한 백신을 맞았다는건데, 이건 말도 안되는 소리다.
-국민들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률은 70%를 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0%도 못 미친다.
▶지금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바로 백신이다. 백신 접종으로 치명률도 내려가고 백신 덕에 이렇게 안전해진 거다. 백신 맞고 코로나에 걸리지 않거나 중증으로 사망하지 않은 사람은 "나 백신 맞고 안 죽었어, 코로나 안 걸렸어" 말하지 않지 않나. 백신 맞고 아팠다는 사람 목소리만 커진 거다.
지난주 통계청에서 발표한 기대수명을 보면 지난해 오미크론이 유행할 때 기대수명이 0.9세나 줄었다. 85%가 60세 이상 고령자들이 사망했기 때문인데, 코로나로 인한 사망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러니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률이 이렇게 낮은 것, 충분히 예상했다. 애초 질병관리청이 백신 권고 대상자 설정부터 수급까지 잘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코로나19 중증 감염환자를 돌보는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들이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2021.12.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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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권고 대상자를 잘못 설정했다는게 무슨 말인가.
▶질병청은 코로나 백신 접종 권고 대상자를 65세 이상, 면역 저하자, 요양병원 입소자 등 감염취약시설 구성원 등 고위험군으로 잡았다. 굉장히 좁게 잡은 것이다.
미국은 어린이와 전 성인 대상으로 했고 우리나라가 비슷하게 벤치마킹할 수 있는 영국은 65세 이상,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의료진으로 설정했다. 근데 우리는 만성 질환자와 의료진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건 말이 안 된다.
질병청은 여태까지 고위험군인 만성질환자가 코로나에 걸리면 위중증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얘기해왔는데 우선 접종 권고 대상에서 빠졌다. 그러고는 11월 1일부터 12세 이상은 원하면 맞을 수 있다고 풀어놨다.
그러니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의료진도 상당수가 코로나 백신을 안 맞았다. 권고 대상이 아니니까.
반면 동시 접종하라고 그렇게 홍보하던 인플루엔자 백신의 우선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만성질환자, 면역저하 환자, 의료진, 임신부, 영유아다. 정말 이상하다.
-백신 수급도 잘못됐다고 했는데.
▶질병청이 527개 의료기관에서 조사한 양성자 감시 현황을 보면 코로나 양성자가 일평균 939명, 주간 단위로 한 6000여명 대다.
전수감시가 아니고 500여개 의료기관에서 코로나가 의심돼서 검사를 한 사람 중에 이렇게 나오는 거다. 실제로는 10배가 될지 20배가 될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코로나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의료 현장에선 환자들에게 코로나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해왔지만 mRNA 백신에 과민반응이 있다고 한 환자들에게는 합성항원 백신이 나오면 놔주겠다고 했는데 질병청은 세월아 네월아였다.
지난달 29일 노바백스 백신이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곧 환자들에게 놔줄 수 있겠구나 했는데 이야기가 없어 질병청에 확인해보니 수요조사를 하고 있다더라. 허가될 걸 알고 있었으면 미리 수요조사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애초에 잘못된 권고 대상자 설정, 늦은 백신 도입이 이번 코로나 백신 접종 저조율에 영향을 미친 거다. 코로나에 걸린 사람은 3개월 이내에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는데 이미 걸린 사람이 태반이니 누가 더 맞겠느냐는 말이다.
지금 호흡기 감염병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단 한 명이라도 더 살리겠다고 생각했다면 미리미리 해야 했다. 2021년 2월 말 코로나 백신 도입을 이미 경험하지 않았나. 지난 팬데믹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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