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열어 라마포사 현 대통령·여당 공개 비난
남아공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 기자회견 |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내년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마 전 대통령은 이날 요하네스버그 인근 소웨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이끄는 ANC가 더는 64년 전 내가 합류한 ANC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NC와 라마포사 대통령을 "백인 독점 자본의 대리인"이라고 비난하며 "ANC에 투표하는 것은 배신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흑백인종 분리정책 아파르트헤이트 철폐를 위한 ANC의 과거 무장 조직 이름을 따 최근 새로 결성된 '움콘토 위시즈웨'(MK) 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NC 당원으로 죽을 것"이라며 절대 당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내년 총선에서 "라마포사의 ANC를 위한 선거운동을 거부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남아공 민주화의 아버지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ANC는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30년 가까이 장기 집권 중이다.
그러나 사상 최악의 전력난과 높은 실업률, 갈수록 커지는 빈부 격차 등으로 지지율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ANC가 내년 총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50%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남아공 헌법에 따르면 의회는 총선 이후 대통령을 선출하며, 보통 다수당 대표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다시 선출돼 내년 총선에서 ANC가 승리할 경우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다.
그러나 민주동맹(DA), 경제자유전사(EFF) 등 야당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ANC가 과반 득표를 못 하면 정권 유지를 위해 연정을 구성해야 할 수도 있다.
주마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2009∼2018년) 각종 부패 의혹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018년 물러났으나 ANC에서 여전히 일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7월 수감된 직후에는 그의 출신지인 콰줄루나탈을 중심으로 일어난 시위가 방화·약탈 등의 불법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350명 넘게 숨지기도 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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