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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연인 살해 스토킹범에 사형 구형…"죗값 받겠다, 사형 선고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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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딸 앞에서 옛 연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스토킹범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5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한 A씨(30·남)에게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지속적인 스토킹 과정에서 법원의 잠정조치를 반복적으로 위반해 출근 시간대 피해자 집 앞에 찾아가 무방비 상태인 피해자를 잔혹하게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며 "피고인은 범행을 말리던 피해자의 모친에게까지 상해를 가했고, 피해자의 어린 자녀와 가족들이 범행 현장을 목격하면서 치유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받게 하는 등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의견을 존중하고 국내외 유사 사례나 법원의 양형기준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한 사람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가 피해자와 그 유족에게 치유할 수 없는 아픔을 준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형이 구형되자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국내에서) 사형 집행을 안 하고 있지만, 될 수도 있다고 들었다"며 "판사님은 부디 사형을 선고해 유가족의 크나큰 슬픔을 목숨으로나마 사죄드리고 죗값을 치르게 해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그가 진술 과정에서 피해자 딸의 이름을 계속해 언급하자 유가족은 "어떻게 (아이의) 이름을 올리느냐"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A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피고인은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유가족의 상처를 알고 선고되는 형을 달게 받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스토킹 신고에 따른) 보복목적 범행은 아니고 주관적으로 느낀 피해의식 때문에 범행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아시아경제

옛 연인 스토킹 살해한 30대 남성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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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앞서 살인 등 혐의로 기소한 A씨의 죄명에 형량이 더 무거운 보복살인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이날 재판부의 허가를 받았다. 검찰은 A씨의 주요 죄명을 보복살인죄로 변경했으나, 보복살인 혐의가 무죄로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예비로 일반 살인죄도 함께 적용했다.

살인죄 법정형의 하한선은 5년 이상의 징역형이지만, 특가법상 보복살인이 적용되면 최소 징역 10년이 선고된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파악한 내용을 봤을 때 (피고인이) 보복 목적으로 범행한 점이 충분히 확인됐다"며 "피해자의 (스토킹 피해) 신고로 형사 처벌을 받게 되자 피고인은 흉기를 구입하는 등 살해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17일 오전 5시 53분께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복도에서 옛 연인 B씨(37·여)의 가슴과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B씨의 비명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범행을 말리던 B씨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양손을 크게 다치게 했다.

B씨의 동생은 지난달 21일 4차 공판에서 "저희 조카(피해자의 딸)는 눈앞에서 엄마가 흉기에 찔리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엄마와 마지막 인사도 못 한 6살 아이는 평생을 잔혹했던 그날을 기억하며 트라우마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A씨는 앞선 폭행과 스토킹 범죄로 지난 6월 "B씨로부터 100m 이내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하라"는 법원의 제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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